`반도체 팹리스` 제주반도체, 석달만에 680% `껑충`
온디바이스 AI 최대 수혜株
업계 "매출 59% 성장 전망"
제주도에 위치한 메모리 반도체 설계업체의 주가가 파죽지세로 치솟았다. 석달 만에 680%가 넘게 급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4000원선을 밑돌았던 제주반도체는 지난 26일 3만1150원까지 뛰었다. 지난 금요일 전거래일 대비 8% 이상 급락했지만, 올 들어 하락 마감한 날이 단 4거래일 뿐이라는 점과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적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26일 종가 기준 4010원에 그쳤던 제주반도체는 약 석달 만에 676.8% 급등했다. 최 근 한달 동안의 수익률도 약 130%에 달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S24' 수혜주로 분류돼 가파르게 오른 결과 이달 22일 한때 신고점(3만 85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4000원대였던 주가가 불과 몇 달 만에 4만원대를 목전에 둔 것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온디바이스(내장형) AI(인공지능) 시장이 확대하면서 제주반도체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반도체는 생산설비 없이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2000년 설립돼 2005년 제주로 완전 이전해 현재는 제주도에 본사를 두고 있다. LPDDR·SDRAM 등 D램, S RAM, 셀룰러 램 등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한다.
최근 모바일, PC, 가전제품 등에 자체적인 AI 기능이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 확장성이 가시화되면서 저전력·저용량 반도체(LPDDR)를 주력 생산하는 제주반도체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반도체의 매출 가운데 LPDDR의 비중은 70%에 이른다.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컴퓨터 등 기기에 AI 서비스가 탑재된 형태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연산하는 기술을 뜻한다. 외부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으므로 정보처리가 빠르고 인터넷 연결이 불필요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주반도체는 2018년부터 5G 사물인터넷(IoT)과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해 퀄컴과 미디어텍에 10종 이상의 메모리 반도체 제품 인증을 완료했다"며 "온디바이스 AI 수요 확대에 따른가파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반도체는 2018년부터 5G IoT와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해 퀄컴과 미디어텍에서 10종 이상의 메모리 반도체 제품 인증을 완료했다. 두 회사 품질 인증을 모두 받은 업체는 글로벌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과 제주반도체뿐이다.
현재 제주반도체의 주력 모델은 LPDDR2이지만, 온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상위 모델인 'LPDDR4'과 'LPDDR5' 수요는 계속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은 더욱 기대된다. LPDDR4의 평균판매단가(ASP)는 LPDDR2보다 최소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정현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AI 시장 본격화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에 따라 제주반도체의 올해 매출은 58.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매출은 2691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66억원, 2021년 201억원, 2022년 282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시장 업황 부진으로 3분기 누적 기준 114억원을 기록했다.
PC와 모바일 디바이스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기기,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VR·AR 헤드셋, 스마트홈, 로봇 등 여러 종류의 기기에서도 AI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업체들이 올해부터 전제품군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하기로 했다. 시장분석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2022년 185억달러(약 24조75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1739억달러(232조 6800억원)로 연평균 37.7%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엔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가 8년 만에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제주반도체가 또 한번 주목받았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를 통해 갤럭시 S24를 공개했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세계 첫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가우스'를 탑재해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갤럭시 S24 시리즈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사전 판매를 진행했는데, 일주일간 총 121만대가 판매돼 S 시리즈 사전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 S24의 판매량 추정치는 3600만대에 달한다. 갤럭시 S7(4900만대)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사물인터넷의 경우 이 분야 집약체인 자동차향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시작됐다"면서 "또 향후 가전 내 AI 기능 고도화, 다양화가 이뤄지며 최소 LPDDR4·5 수준의 메모리 성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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