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나의 배터리ON] 포르쉐까지 인정한 中배터리…`가격만 장점`은 옛 말

박한나 2024. 1. 28. 1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칸 일렉트릭. 포르쉐 제공.

[편집자주] '박한나의 배터리ON'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배터리 분야의 질문을 대신 해드리는 코너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을 비롯해 배터리 밸류체인에 걸쳐 있는 다양한 궁금증을 물어보고 낱낱이 전달하고자 합니다.

"포르쉐가 마칸 일렉트릭에 중국 배터리업체인 CATL의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그간 '중국산'으로 저평가해 온 CATL의 성장세에 대해 평가를 다르게 해야 하나요?"

포르쉐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마칸 일렉트릭'을 공개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포르쉐가 초고가 프리미엄 완성차 전문브랜드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CATL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마칸 일렉트릭에 탑재했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순수 전기차 마칸 일렉트릭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마칸 일렉트릭은 2019년 타이칸에 이어 5년 만에 공개한 두 번째 전기차이자, 최초의 전기 SUV인 순수 전기차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공개된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가 아우디와 공동 개발한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을 최초로 적용해 개발됐다. 2모터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하고 마칸4와 마칸 터보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목한 점은 마칸 일렉트릭에 중국 CATL의 NCM 811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NCM 811은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을 8대1대1 비율로 구성해, 니켈의 함량을 80%까지 높인 양극재를 사용한 일종의 하이니켈 배터리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전기차 1회 충전 거리가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마칸4의 주행가능거리는 WLTP 기준 613㎞다. 국내에 들어올 경우 500㎞ 중후반대로 인증이 예상된다. 마칸 터보의 경우 WLTP 기준 591㎞로, 국내에서는 500㎞ 초반대로 인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에는 최대 270kW의 충전 전력을 갖춘 총 100kWh 배터리 팩이 장착됐다. 이 중 가용 용량은 95kWh다. 800V의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약 21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400V와 800V 두 가지의 충전 구성도 지원한다.

주행성능 역시 기존 정체성을 이어갔다. 마칸4는 최대 300kW(408마력)의 복합출력과 650Nm의 최대 토크를 내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5.2초가 소요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20km다. 합산출력 470kW(639마력)와 최대 토크 1130Nm의 마칸 터보의 제로백은 단 3.3초다.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CATL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삼원계 배터리를 예전부터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서 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포르쉐가 프리미엄급에 해당되는 브랜드이다 보니 차 대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업체들의 NCM 기술력을 다시 한번 곱씹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과 BYD를 필두로 중국업체들은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82.9GWh로 전년 동기보다 48.8% 증가했다.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48.4%로, 1년 전(53.9%)보다 5.5%포인트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용량에서 1위를 지켰지만, 시장 점유율은 29.1%에서 27.7%로 하락하며 중국 CATL(27.7%)에 따라잡혔다. CATL은 LG에너지솔루션(41.7%)보다 약 두 배 높은 성장률(86.5%)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CATL은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BYD는 448.8%의 폭발적인 성장률로 중국 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0.5%에서 1.9%까지 올려 글로벌 6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광저우자동차그룹, 지리자동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중국계 패러시스도 166.4%의 높은 성장률로 시장 점유율을 2022년 0.9%에서 지난해 1.5%까지 끌어올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까지 중국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중국차에 대해 "아주 훌륭하다"며 "무역 장벽이 없다면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경쟁사들을 괴멸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여기까지 올라온 것은 분명 내수 시장에서 수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은 게 기반이 된 것 같다"며 "중국 내수에서 LFP 배터리 화재가 정말 많이 났지만, 통제가 가능한 국가이다 보니 전기차 화재에 대해 국내를 포함해 언론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CATL이나 BYD 등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 축적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LFP에 이은 NCM까지 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칸 일렉트릭은 올해 하반기 중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마칸4의 독일 시장 판매 가격은 8만4100유로(약 1억2200만원), 마칸 터보의 가격은 11만4600유로(약 1억 6600만원)부터 시작한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