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불러온 개발 수혜자가 경제적 약자 보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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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공평하게 재난을 겪는 건 아니잖아요. 기후변화에 책임이 제일 없는 사람들이 기후재난을 감당하게 될 거예요. 정부가 그런 사람들을 버틸 수 있게 해줘야죠. 사람을 살게 하는 게 아닌 기후위기 대책은 가짜라고 생각해요."
최근 책 '기후재난시대를 살아내는 법'을 펴낸 이수경(62) 환경과공해연구회 전 회장은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여주 자택에서 한겨레를 만나 시종 "사람이 사는 일"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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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공평하게 재난을 겪는 건 아니잖아요. 기후변화에 책임이 제일 없는 사람들이 기후재난을 감당하게 될 거예요. 정부가 그런 사람들을 버틸 수 있게 해줘야죠. 사람을 살게 하는 게 아닌 기후위기 대책은 가짜라고 생각해요.”
최근 책 ‘기후재난시대를 살아내는 법’을 펴낸 이수경(62) 환경과공해연구회 전 회장은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여주 자택에서 한겨레를 만나 시종 “사람이 사는 일”에 대해 말했다.
1세대 환경운동가, 40년 활동 통해
재난은 결국 ‘사람의 문제’ 깨달아
먹고 사는 ‘보통의 삶’을 무너트렸던
코로나 팬데믹은 기후재난의 ‘예습’
문 정부의 기후 피해자 대책 추상적
윤석열 정부는 시장만능주의로 퇴행
“정부, 사람 돌보는 일에 초점 맞춰야”
국내 1세대 환경운동가인 그는 1983년 서울의 쓰레기매립장이었던 난지도에서 야학 교사로 활동하며 사회운동에 뛰어들었다. 도시빈민운동과 환경운동 등 평생의 활동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재난은 결국 ‘재난을 겪는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더 절실하게 생각했다.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재난이 사회의 약한 고리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그러기 위해선 국가가 사회적 울타리를 튼튼하게 마련하고, 공공서비스의 밀도를 더 촘촘히 짜 넣어야 한다고 말이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염병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인류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타날 기후재난의 ‘예습’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전 회장은 “코로나19는 전염병이고 보건의 위기 문제였지만 이로 인해 파생되는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많은 사람이 힘들어했다”며 “기후재난 상황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기상이변으로 육지가 물에 잠기고, 더운 날도 추운 날도 많아져서 사람들이 힘들어지겠지만,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전쟁, 일자리의 상실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난 현상 그 자체보다 보통의 삶을 무너트리는 재난의 그림자가 더 위협적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와 관련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탄소 배출 감축이 기본이되, 사람을 돌보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후변화를 불러온 개발의 수혜자들이 기후재난 상황을 벗어날 자원이 부족한 경제적 약자를 보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환경법에서 말하는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 원칙’을 한국 사회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인류 공동의 문제이지만 그 대응의 주된 책임은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경제 성장의 과실을 얻은 선진국들이 더 많이 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정권의 기후변화 대응을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변화 피해 지역과 농어민, 노동자, 청년, 여성 등 피해 당사자에 대한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 비판을 받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앞선 정부의 기후 정책이 빠트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기는커녕 곰팡이가 잔뜩 낀 시장만능주의로 회귀”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2023년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량을 기존 14.5%에서 11.4%로 완화하는 등 기업과 산업계의 부담을 줄이고, 임기 중 온실가스 감축량을 미미하게 설정해 차기 정부에 기후위기 대응 부담을 떠넘긴 것을 지적한 것이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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