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고작 5弗… 정유업계 실적 비상 걸렸다

권준호 2024. 1. 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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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4분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하면서 정유업계 실적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최악의 경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 영업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각사마다 수익성 전략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각사별 증권업계 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국내 정유 4사가 지난해 4·4분기 동반 적자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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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6弗 넘어도 영업익 적자.. 유가하락에 재고평가 손실도 급증
4社 모두 작년 4분기 적자 가능성
"스프레드 반등 위안…신사업 집중"
지난해 4·4분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하면서 정유업계 실적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최악의 경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 영업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각사마다 수익성 전략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정유 4사, 동반 적자 우려

28일 각사별 증권업계 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국내 정유 4사가 지난해 4·4분기 동반 적자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SK에너지 영업손실 규모가 2245억원으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으며 GS칼텍스 681억원, HD현대오일뱅크 1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에쓰오일만 유일하게 230억원대 영업이익 흑자가 전망됐다. 다만 에쓰오일도 정유부문만 놓고 보면 2500억원대 손실을 볼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시각이다.

이처럼 정유업계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의 하락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 제품에서 원유 구매, 시설비용 등을 포함해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뺀 것으로, 마진이 오를수록 정유사들의 실적이 늘어나고 반대의 경우 줄어든다. 지난해 4·4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가격은 배럴당 평균 5.4달러로 전년 동기 6.4달러 대비 14.3% 떨어졌다.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은 4~5달러 대로 알려졌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재고평가 손실이 늘어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 정제할 때까지는 보통 3~4개월이 걸리는데, 이 기간 국제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비싸게 산 원유를 싸게 팔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과 유가가 함께 하락하며 재고평가손실이 상당히 늘어났다"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했다.

지난 2022년 4·4분기의 경우 복합정제마진이 6달러를 넘었을 때도 HD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나머지 3사 모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는 정제마진이 5.4달러로 상황이 더 악화했다.

■ 스프레드 회복… 1분기 개선될 듯

일부 제품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반등하는 것은 위안거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각각 배럴당 4달러, 23.8달러였던 보통휘발유, 등유의 국제 석유제품 스프레드는 12월 10달러, 24.1달러로 각각 150%, 1.3%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용 경유는 19.4% 감소했다.

정유사들은 정유사업의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 석유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에쓰오일이다. 에쓰오일은 총 사업비 9조2580억원을 투자, 오는 2026년까지 울산에 세계 최대 규모 석유화학 '스팀크래커'(기초유분 생산설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GS칼텍스도 지난 2022년 11월 전남 여수2공장 인근 완공한 2조7000억원 규모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통해 연간 최대 에틸렌 75만t, PE 50만t, 프로필렌 41만t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는 연초 유가 상승 및 정제마진이 회복하면서 올해 1·4분기 정유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아직 1·4분기 초반이지만 지난해 4·4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1·4분기 들어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고, 정제마진도 소폭 개선돼 최악의 시간은 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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