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종신보험 대안 찾아라"… 생보사 발등의불
당국 압박에 환급률 120%대로
실적 이끌 효자상품 발굴 사활
연초부터 뜨겁게 달군 생명보험사 간 단기납 종신보험 유지 환급률 경쟁이 일단락된 모양새다. 금융감독당국이 과열 경쟁에 따른 불완전판매 가능성 및 건전성 저하 등 우려로 제동에 나서자 생보사들은 일제히 상품 재정비에 나섰다. 생보사들은 바뀐 새 회계기준에 맞춰 수익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분주할 전망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의 환급률을 130%대로 올린 한화생명·교보생명·NH농협생명·하나생명 등 생보사들은 다음 달부터 기존 120%대로 낮춰 재판매할 계획이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신한라이프(135%)도 현재 업계 대응 분위기에 맞춰 환급률 재조정 및 조정 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지난해부터 도입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상 수익성 강화에 유리한 효자 상품으로 통했다. 생보사들은 법인보험대리점(GA) 등 영업 채널에서 판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열을 올렸다. 기존 종신보험(20~30년) 대비 납입 기간을 5·7년으로 대폭 줄인 상품임에도 10년 유지 시점 환급률을 130% 이상으로 올려 가입 당시 낸 돈의 30% 이상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5·7년 시점 환급률을 100%를 넘기지 않도록 규제하자 환급 시점을 10년으로 조정하며 우회 판매한 것이다.
그러나 단기납 상품 과열 판매 경쟁 속 설명의무 불이행 등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감원이 다시 한 번 칼을 빼 들었다. 금감원은 이달 말까지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나머지 보험사에 대해선 서면 점검을 진행한다.
금감원은 판매 과열된 영업 현장에서 일부 설계사들이 종신보험임에도 '은행 저축성예금보다 높은 수익률로 재테크용으로 보유하기 좋다'는 식의 저축성보험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부당권유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만기 시점에 해지가 급증하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상품 개정을 주문했다. 특히 대형사와 경쟁하기 위해 뛰어든 하나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중소형사들이 건전성 리스크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영업 현장에선 이달 말까지 판매되는 130%대 환급률을 앞세워 막판 모객 행위를 하는 등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독당국이 현재 현장 점검하고 있는 만큼 영업 현장에서 과열 경쟁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생보사들은 새롭게 판매 드라이브를 걸 후속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단기납 상품의 문제는 없지만 또다시 당국의 눈총을 받아 곤혹스럽다"며 "영업 현장에서 판매 성과가 좋았던 상품인 만큼 종신보험 소구력을 높일 대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신보험은 생보사들의 주력 상품이지만 긴 납입 기간과 고액 보험료 부담 등으로 점차 인기가 떨어졌다. 손해보험사보다 업황이 부진한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의 환급률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위기 돌파구에 나섰다. 실제로 생보사들은 지난해 단기납 상품 열풍에 힘입어 주요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보험계약마진(CSM)이 크게 오르는 등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보험사들이 연초 영업 현장에서 판매 경쟁하며 단기납 종신을 띄웠던 데 이어 후속 상품을 내세우기까지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올해도 손보사들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반면 생보사들은 실적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2023년 3분기 누적 순익 1조6433억원)는 보험업계 형님 격인 삼성생명(2023년 3분기 누적 순익 1조4497억원)을 제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보험업계 처음으로 '2조원 클럽'에 진입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9896억원으로, 2조원대를 넘기는 깜짝 실적도 예상된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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