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학교 교사가 체제 전복 시도? ‘자유민주정당’ 창당 적발
북한의 한 중학교 교사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을 창당했다가 적발돼 처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SAND연구소(South And North Development)에 따르면 북한에서 반체제 활동을 전개하는 자생적 조직이 만들어져 활동한 정황이 북한 당국의 공식 자료에 의해 확인됐다.
SAND연구소가 최근 입수한 북한 보안당국의 문헌학습 영상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교사·의사 등 지식인들이 한국 라디오와 영화·드라마를 통해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발전상 및 북한 체제의 불합리성과 모순을 깨닫고 자생적으로 반체제 혁명조직을 만들어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보안당국이 만든 자료에 따르면 심지어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체제 수립을 목표로 한 정당까지 만들었다.
SAND연구소가 입수한 자료는 2022년 상반기 북한 보안당국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시행 이후 평양과 각 도에서 진행한 한류(K-컬쳐) 단속·검거 사례를 선별해 제작한 내부용 영상자료다. 북한은 2020년 12월 ‘남조선 영상물 유포 시 사형’ 등 극단적 처벌 조항을 넣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 이후 전국적으로 단속에 나섰다.
자료에 따르면 지방의 한 군(郡)에서 중학교 교원으로 근무하던 신모씨는 한국 방송과 녹화물을 청취하는 과정에 북한 체제에 반감을 갖고 반체제 정당까지 만들었다.
영상자료는 신씨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며 “놈은 당의 배려로 중앙대학을 졸업하고 어느 한 중학교 교원으로 근무하면서 남조선 방송과 불순녹화물을 청취하는 과정에 사상적으로 변질되어 나중에는 우리 제도에 대한 반감을 품었다”며 “신모 놈은 쩍하면(틈만 나면) 당에서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을 부리던 끝에 이른바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의한 새로운 당을 창건하고 새 정부를 세운다고 하면서 불순녹화물을 시청하는 과정에 알게 된 10여명의 불순분자들과 국가전복 음모를 꾸미고 미쳐 날뛰다가 인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고 했다.
영상자료에서는 이들이 만든 당 강령과 조직원칙의 일부가 적힌 메모장과 조직원 명단 일부도 공개됐다. 당 강령 제1조에는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의한 새로운 당을 건설한다’ 제2조는 ‘새로 조직되는 당에는 상하차별이 없다’고 적혀 있다.
영상자료에는 어느 한 병원의 의사가 성경을 통해 종교를 믿게 되고, 한국 영상물을 보면서 사상적 변화를 일으켜 반체제 활동을 기도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이 밖에도 돈을 받고 북한군의 군사비밀과 대내 교양자료, 주요 군수공장의 자료들을 넘긴 사례도 등장한다.
영상자료는 “불순 적대분자들은 일단 기회가 조성되면 우리 제도를 반대하는 소요와 함께 우리 혁명의 수뇌부까지 해치기 위한 반혁명적 음모까지 꾸미고 그 실현을 위해 피를 물고 날뛰다가 군중들의 신고에 의해 적발‧체포 되었다”며 한국의 방송과 영상물에 대해 “인민들의 심장 속에 간직되어 있는 혁명의 수뇌부(김정은) 결사옹위정신을 녹여내고 수뇌부의 절대적인 권위를 헐뜯는 악랄한 반혁명적 독소, 우리식 사회주의제도를 해치게 하는 위험한 독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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