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책 없이 늘봄 확대’ 정부 졸속 추진이 갈등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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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올해 2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히자, 초등 교사들이 지난 27일 규탄 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거세다.
정부가 늘봄학교를 담당할 인력과 공간,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밑그림도 없이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올해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 1학년생이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에 2학년을 거쳐 2026년부터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교육부 로드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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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올해 2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히자, 초등 교사들이 지난 27일 규탄 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거세다. 정부가 늘봄학교를 담당할 인력과 공간,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밑그림도 없이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돌봄·교육 공백을 해소한다는 정부 구상이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되려면 그에 걸맞은 예산과 인력의 확충, 교사를 비롯한 관련 종사자와 충분한 협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늘봄학교는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정규수업 외 양질의 돌봄·교육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에도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가 운영돼왔지만 이용 시간도 짧고 대기 인원도 많았다. 이에 올해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 1학년생이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에 2학년을 거쳐 2026년부터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교육부 로드맵이다. 사교육비 경감 측면에서 학부모들의 기대도 높다. 초등 1~2학년은 오후 1시~1시30분에 정규수업이 끝나는 탓에 ‘학원 뺑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는 시기다. 현재 수업시간이 학령인구가 많던 시절 초등 2부제 운영에 따른 것이어서, 다른 나라에 견줘 너무 일찍 끝난다는 지적도 반영됐다.
문제는 정부가 늘봄학교 전면 시행을 위한 세부 방안은 마련하지도 않은 채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늘봄학교는 지난해 시범운영에서부터 전담 인력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프로그램이 부실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일단 올해 1학기에 기간제 교사 2천여명을 한시적으로 투입한 뒤 순차적으로 전담 기구(늘봄지원실)와 전담 인력을 배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예산과 인력 확충 방안이 구체화된 것이 없다. 과밀 학교의 돌봄 공간 확보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교육부는 교원 업무 부담을 고려해 늘봄 업무를 교사에게서 분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교사들은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늘봄 업무를 맡기겠다는 교육공무직들(돌봄전담사)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정부는 준비가 미흡한데도 애초 계획을 1년 앞당기면서 갈등을 더 키웠다. 여당은 교육부가 늘봄학교 확대를 대통령에게 업무보고한 다음날(25일) 늘봄학교의 단계적 무상화 공약을 발표했다. 야당과의 저출생 총선 공약 경쟁에 이를 활용한 것이다. 대책 없이 ‘선심성 정책’인 양 내놓고 본 것이라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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