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경매가 한 달 새 17%↓…“정부가 겁나게 수입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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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정부가 양파를 겁나게 수입해부렀어. 물가 잡는다고. 근디 올해 양파도 고대로 창고를 들어가게 생겼어. 작년 양파도 아직 다 못 팔았는디 앞으로 양파 농가들 어뜨케 먹고살랑가 모르겄소."
김용식(65)씨는 "조생종 양파가 나오기 전인 이때쯤이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수입산을 조금씩 시장에 풀어버리니까 값이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며 "양파를 창고에 보관하면 30%는 썩어 없어지고 품질이 떨어진다. 올해 양파를 못 팔면 내년에도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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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정부가 양파를 겁나게 수입해부렀어. 물가 잡는다고. 근디 올해 양파도 고대로 창고를 들어가게 생겼어. 작년 양파도 아직 다 못 팔았는디 앞으로 양파 농가들 어뜨케 먹고살랑가 모르겄소.”
지난 26일 양파 최대 생산지 전남 무안군 전남서남부채소농협에서 만난 양파 재배농들은 농협이 매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는 ‘주요 채소·과실 도매 가격 현황’을 살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 양파 1㎏의 서울 가락시장 경락 가격(경매낙찰가)은 1108원이었다. 한달 전 1333원에 비해 16.8% 떨어진 수준이다. 1년 전에는 1421원이었다.
농민들은 양팟값이 저조한 게 정부의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초 양파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오르자 정부가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물량을 2022년 2만645t에서 11만645t으로 늘린 여파라는 것이다. 아직 정부가 재고로 보관하고 있는 양파는 국산 5천t, 수입산 7500t이다.
김용식(65)씨는 “조생종 양파가 나오기 전인 이때쯤이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수입산을 조금씩 시장에 풀어버리니까 값이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며 “양파를 창고에 보관하면 30%는 썩어 없어지고 품질이 떨어진다. 올해 양파를 못 팔면 내년에도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
농민들은 지난해 정부가 한꺼번에 수입 양파를 들여올 게 아니라 수요에 맞춰서 그때그때 적정량을 수입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지금으로선 정부가 보관 중인 양파를 폐기해야 가격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실 관계자는 “제주도 조생종 양파가 나오는 3월까지 정부가 보관한 양파는 수출 등의 방법으로 물량을 없앨 방침”이라며 “양팟값 안정을 위해 지난해 수입산을 많이 들여왔는데 앞으로는 양파 농민과 협의해 민간을 포함한 수입량을 줄여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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