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태원 특별법 끝내 거부... '추모공간' '배상' 지원 직접 발표할 듯

김현빈 2024. 1.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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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부 출범 이후 9번째가 된다.

거부권 행사와 동시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배상 지원책도 발표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이보다 앞서 거부권 행사 결심을 굳힌 것은 설 연휴 전 정부의 국정 방향에 대한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시간을 더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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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30일 의결... 이르면 당일 거부권도 행사
정부, 배상문제 적극 지원키로... 추모 공간 마련도
독립기구의 '진상규명' 외치는 유가족과 간극 클 듯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국민의힘이 이날 의결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규탄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부 출범 이후 9번째가 된다. 독소조항 등 위헌 사유 조항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동시에 배상 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해결 의지도 강조할 예정이다. 다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원하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28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정부로 이송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30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회의에서 거부권 심의ㆍ의결 절차를 밟으면, 곧장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이 유력하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때는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번에도 특별법의 부당성을 하나하나 짚을 가능성이 크다. 통과를 바라는 여론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총선을 의식해서라도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거부권 명분으로는 우선 그간 여당의 주장대로 △특별조사위가 여야 4대 7의 추천 비율을 가지고 있다는 점 △수사 중지된 사건과 불송치 사건을 열람할 수 있는 조항 등의 위헌성을 정부 부처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독소조항을 논외로 치더라도 특별조사위가 기존 수사당국의 조사 내용을 뒤엎고 새로운 팩트를 발견해 낼 여지도 없다"며 "결국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만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부권 행사와 동시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배상 지원책도 발표될 전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전까진 배상 문제를 언급하기가 어려웠지만 현재 관련자들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1심 재판이 마무리되면 정부가 적극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의 참사 희생자 추모 공간 설치 방안 검토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기구 출범에 유가족들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윤 대통령 메시지와 유가족의 요구 간극은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거부권 행사 시한은 다음 달 2일이다. 윤 대통령이 이보다 앞서 거부권 행사 결심을 굳힌 것은 설 연휴 전 정부의 국정 방향에 대한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시간을 더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설 연휴 기간에 방송 대담 진행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선제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방송 대담 시기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달 안에 진행하기는 이미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어느 시점에 어떻게 메시지를 낼지는 대통령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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