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어 개혁미래당…‘2개 텐트’로 좁혀진 제3지대

엄지원 기자 2024. 1. 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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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새로운미래'와 이원욱 의원 등이 모인 '미래대연합'(약칭 미래연합)이 한 깃발 아래 공동창당에 나서기로 28일 합의했다.

앞서 지난 24일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이 합당을 선언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탈당파가 서로 손을 잡으면서 제3지대 판도가 크게는 일대일 구도로 단순해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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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연합 박원석 공동대표(오른쪽)와 새로운미래 신경민 국민소통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가칭 ‘개혁미래당’ 공동창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새로운미래’와 이원욱 의원 등이 모인 ‘미래대연합’(약칭 미래연합)이 한 깃발 아래 공동창당에 나서기로 28일 합의했다. 앞서 지난 24일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이 합당을 선언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탈당파가 서로 손을 잡으면서 제3지대 판도가 크게는 일대일 구도로 단순해진 양상이다. 설 전 통합을 목표로 했으나 주도권 다툼 속 지지부진해진 통합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박원석 미래연합 공동대표와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연합과 새로운미래 창당준비위원회는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의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기 위해 공동창당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합 정당의 당명은 ‘개혁미래당’(가칭)으로, “정치·사회·민생 개혁 등 개혁을 선도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다음달 4일 창당대회를 열기로 한 이들은 “패권을 배격하고 민주적 합의의 원칙과 제도에 기초해 정당을 운영할 것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날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민주당이 못 하는 정권 견제와 심판, 민주당이 이미 포기한 집권을 우리(개혁미래당)가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라는 한 뿌리에서 갈라진 새로운미래와 미래연합은 ‘제3지대 대통합’을 추구하면서도 따로 탈당해 각각 신당 창당을 준비해왔다. 새로운미래 쪽에선 ‘이낙연이라는 브랜드로 먼저 세력을 키워야 통합 국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고, 미래연합 일부에선 ‘자칫 이낙연 신당의 그늘에 묻힐 수 있다’고 우려한 결과다. 개혁신당·한국의희망·새로운선택을 포함해 제3지대 신당 세력이 적절한 시기에 ‘원샷 통합’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고민 끝에 나왔다. 그런데도 개혁미래당으로 두 당만 우선 통합하기로 한 데는, 이미 개혁신당·한국의희망이 합당을 선언해 제3지대 5개 그룹이 한번에 통합하기는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당 세력의 갈래를 줄여, 통합 논의에 가속을 붙이려는 의도도 강하다. 이원욱 미래연합 공동대표는 한겨레에 “새로운미래와 통합 창당을 두고 내부 논쟁이 많았지만, 일차적으로 힘을 모아야 통합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판단이 컸다”며 “크게 (개혁신당과 우리) 두 덩어리가 남았으니 대화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금태섭·류호정·조성주 공동대표가 이끄는 새로운선택의 판단이 남았지만, 크게 국민의힘 탈당파와 민주당 탈당파의 일대일 구도로 정리된 만큼 논의 경로가 단순해질 수 있단 것이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느 쪽에서든 통합을 위한 논의에 나서고, 협의가 무르익으면 우리는 주도권 다툼을 할 생각이 없다. 대화가 잘 안 되면 우리가 나서서 중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양자 구도가 정리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제3지대가 단계적 통합을 택하면서 논의는 빨라지겠지만, 주도권을 쥐려는 두 세력의 샅바 싸움이 본격화하면서 애초 목표한 ‘설 전 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국민들이 ‘묻지마 통합’은 낮게 평가한다”며 통합 신당에 거리를 두는 듯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이날 개혁미래당의 창당 소식에 “개혁신당이 출범해서 개혁을 화두로 삼아서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는 것은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 옆에 신장개업한 중국집 이름 조금 알려져간다고 그대로 차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페이스북)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경민 위원장은 ‘개혁신당과 통합을 염두에 두고 지은 당명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것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소형 트럭 ‘라보’를 직접 운전해, 한국의희망과 합당 선언 이후 처음으로 양향자 대표와 함께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일대를 돌며 세 과시에 나서기도 했다. 망원시장은 ‘사천’ 논란이 불거진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기도 하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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