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뒤에도 “음모론 공장” “나치 떠올라”…증오정치가 부메랑 됐다

강재구 기자 2024. 1.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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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한 지 23일 만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습격당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가 극단적 대립과 혐오의 정치를 멈추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 피습 직후 여야 가릴 것 없이 '증오의 정치를 청산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냈지만, 실제 행동에 나서기는커녕 이 대표 피습을 또 다른 혐오와 정쟁의 양산 소재로 활용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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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한 지 23일 만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습격당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가 극단적 대립과 혐오의 정치를 멈추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 피습 직후 여야 가릴 것 없이 ‘증오의 정치를 청산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냈지만, 실제 행동에 나서기는커녕 이 대표 피습을 또 다른 혐오와 정쟁의 양산 소재로 활용한 탓이다.

최현철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28일 “하루라도 빨리 정치권이 극단적 대립에서 벗어나야 하며, 혐오와 음모를 조장하는 행태를 반드시 끊어내야 할 때”라고 논평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재차 발생한 정치테러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증오와 혐오의 정치가 사라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반성문을 내놓긴 했지만, 내용은 이재명 대표 피습 때와 다를 바 없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 피습 다음 날인 3일 “여야 모두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정치가 국민께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 정치 문화를 혁신할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정치인들의 선을 넘나드는 막말이 지지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을 자극하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 대한 혐오로 번졌다”고 했다.

하지만 혐오 정치 규탄은 말로만 그쳤다. 오히려 이 대표 피습 사건 대응을 위해 구성된 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회’는 경찰·국가안보실·국가정보원의 사건 축소·왜곡 주장을 펼치며, 정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도 이를 두고 “음모론 생산공장”(윤재옥 원내대표)이라거나 “나치 히틀러가 떠오른다”(구자룡 비상대책위원) 등 거친 언사로 맞받았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 대표와 배 의원 사건은) 결과적으로 정치권이 뿌린 혐오정치가 부메랑이 되어 테러와 폭력으로 커진 것 같다”며 “여야를 초월한 국회 연구모임 등을 활성화해 근본적·제도적인 정치문화 개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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