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한국"…美작가가 꼽은 5가지 원인

남형도 기자 2024. 1. 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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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만 유튜버이자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맨슨', 한국 여행하며정신건강 위기 원인 파헤쳐
우수성 짜내기 위한 강한 사회 압박과 경쟁, 여러 산업에 동일한 '성공 공식'
'100점 아니면 실패' 완벽주의 추구, 우울증과 깊은 연관
6~7살부터 시작되는 잔인한 교육시스템
가족 의무 다하지 못하면 실패로 보는 '유교 문화',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는 영상으로, 한국의 정신 건강 문제를 파헤친 마크 맨슨.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144만 유튜버다./사진=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불과 몇십년 만에 과학·기술·교육·TV·영화·음악·스포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한 나라.

그와 동시에, 불안·우울증·자살률, 알코올 중독 비율이 믿을 수 없을만큼 높은 나라.

두 나라는 같은 나라이며, 다름 아닌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

그리고 여기, 미국의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144만 유튜버인 '마크 맨슨'이 한국에 왔다. 21세기 최악의 정신 건강 위기를 겪는, 한국에서의 문제가 뭔지 알아보기 위해.

역사적 배경 : 경제 성장은 가팔랐고, 가장 강한 자만이 살아남았다
/사진=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

그게 마크 맨슨이 22일 올린 유튜브 영상의 제목이었다. 한국의 집단 우울 등을 분석하고 만든 내용이 담겼다.

역사적 배경이 나왔다. 20세기 초반은 일제 점령으로, 해방 이후엔 전쟁으로 300만명 이상 숨졌다.

한국 경제의 기적은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였단 거다. 최대한 빨리 발전해야 했다. 가장 강한 자 만이 살아남았다.

교육 시스템 : '100점이 아니면 실패의 느낌'을 얻도록
/사진=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그래서 정부는 잔인한 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 마크 맨슨이 이서현 심리학자에게 "한국에서 놀이가 어떤가"라고 물었다. 그가 대답했다.

"논다? 그게 뭐죠? 저는 한국 사람이에요."

성취에 대한 압박은 6~7살부터 시작된단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을 위해. 마크 맨슨은 "정말 끔찍하다"고 했다.

심한 경쟁에 시달린다. 그래서 심리학적으로 보면 '인지 왜곡'이 생긴다. 세상과 우리 삶을 잘못된 방식으로 보고 있는 거란다.

완벽주의. 전부 아니면 전무(無). 100점을 얻지 못하면 실패한단 느낌을 받는 거다. 이는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단다.

강렬한 사회적 압력과 경쟁 : 우수성 짜내기 위한 공식
/사진=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스타크래프트 해설가인 닉 플롯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놀랐다고 했다.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과로하고 변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도, K팝 스타들도, 한국 스포츠 선수들도, 직장인들도. 전념하도록 강요하고, 우수성을 짜내기 위해 강력한 압박과 경쟁을 하는 것. 이 효과적인 공식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됐다.

마크 맨슨은 12개국에서 언론 인터뷰했었는데, 모두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끝났다. 하지만 한국에선 모든 언론 인터뷰가 몇 시간 동안 지속됐고, 일요일 오후에 하기도 했다. "그들은 그걸 완전히 정상적인 걸로 봤다"고 했다.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의 배신 : 얻은 게 별로 없다는 것
/사진=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이서현 심리학자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속고 있단 느낌을 받고 있다고 했다.

"우린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배웠어요. 하지만 현실은 정말 힘들게 잘해도, 별로 얻은 게 없다는 거지요."

심각한 경제 불평등으로 가족을 꾸리거나, 집을 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단 걸 알게 됐단 거였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깊고 그걸 가리기 위해 겉치장에 몰두한다. 사회적 상호 작용은 생존을 위한 것이며, 깊은 외로움이 생기는 거라고.

정신적인 만족감에서 큰 부분은 '자율성'과 '통제감'인데, 직장 문화는 이를 억누른다.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쓸지 선택할 수 없단 거였다.

유교 문화 : 더 많이 희생할수록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

/사진=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마크 맨슨은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유교'를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개인이 없고 가족 중심이란 것. 더 많이 희생할수록 나은 사람이 된단 것. 예컨대, 너무 슬퍼서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다면, 이는 가족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한 걸로 본다는 거였다. 이에 엄청난 부담을 안고 산단다.

유교 문화에선 우울증이나 PTSD를 '인격 실패'로 판단한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걸로 간주한다. 그러니 불안장애와 우울증 환자의 7%만이 치료받는다. 묻어버리기만 하는데 상황이 더 나빠진다. 유교의 좋은 부분인 가족 및 지역 사회와의 친밀감은 무시된다.

/사진=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결국엔 '수치심'이 들고, 본질적으로 열등하고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 닉 플롯 해설가는 "한강 다리에서 목숨을 끊은 친구도 있다. 흔한 일"이라고 했다.

회복력 : 점령과 전쟁에서 살아남은, 길을 찾는 나라
/사진=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그런데도 한국을 사랑한다."

마크 맨슨은 영상 말미에서 그리 말했다. 잘 듣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음, 음, 으음"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 옆 차가 찌그러지지 않게 스티로폼을 붙인 것. 음료와 커피 같은 것들을 좋아한다고.

또 그가 만난 한국의 젊은이들은, 지금 겪는 문제가 실재함을 인정했단다. 해결책을 간절히 바랐다고. 그게 한국이 초강대국인 저력이며, 드물고 특별한 회복력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이리 전했다.

"한국인들이 점령과 전쟁에서 살아남고, 직면해 우수한 경제와 문화를 추구하고. 항상 길을 찾는단 걸 알게 됐다. 한국은 위험한 지평선을 벗어나 내면의 깊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한국인들이 길을 찾을 거라고 믿는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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