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더 비싸요" 외면받는 보험비교플랫폼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2024. 1. 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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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출범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통상 개인용 자동차보험 갱신은 주 평균 14만건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데, 해당 서비스 출시 이후 일주일 동안 플랫폼에서 체결된 자동차보험 계약 건수는 1000건도 채 되지 않았다.

일주일에 14만대 이상의 차량이 온라인으로 자동차보험을 가입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1000건도 되지 않는 플랫폼 계약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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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서비스 개시 첫주
주당 14만건 갱신하는 車보험
플랫폼선 950건으로 1% 미만
보험료에 플랫폼 수수료 붙어
가입자부담 3만원가량 늘어
당국, 카드할인 등에도 제동
수수료율·보험료율 점검 검토

지난 19일 출범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통상 개인용 자동차보험 갱신은 주 평균 14만건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데, 해당 서비스 출시 이후 일주일 동안 플랫폼에서 체결된 자동차보험 계약 건수는 1000건도 채 되지 않았다. 플랫폼 수수료가 보험료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홈페이지에서 보험을 갱신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비싸진 점이 초반 흥행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25일 일주일간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로 개인용 자동차보험을 계약한 건수는 950건으로 나타났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이 기간 플랫폼을 통한 보험 계약 건수가 10건 미만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온라인 채널에 강점이 있는 한 보험사도 이 기간 자사 홈페이지 채널(CM)을 통한 보험 계약은 1만건을 웃돌았지만, 플랫폼 채널(PM)을 통한 가입 건수는 수백 건에 그쳤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은 1770만대다. 자동차보험은 의무 계약으로 갱신일이 특정 기간에 몰리지 않고 분산되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주당 평균 34만대가 자동차보험을 갱신한다. 이 중 CM 채널을 활용한 비율은 40.7%로 14만대 정도다.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CM 채널 비중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한다.

일주일에 14만대 이상의 차량이 온라인으로 자동차보험을 가입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1000건도 되지 않는 플랫폼 계약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초반 흥행에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며 "플랫폼에서 금리를 비교한 뒤 대출상품을 갈아타는 은행권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과 크게 차이가 난다"고 평가했다.

초반 흥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대형 보험사 4곳은 별도의 보험료율 체계를 두고, 플랫폼 사업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 때문에 이들 보험사 상품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계약을 갱신하는 것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보다 3만원 이상 보험료가 저렴하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건 것도 흥행에 걸림돌이 됐다고 봤다. 보험사들이 플랫폼을 통해 유입된 계약자에게 카드 할인을 제공할 수 있는지 문의하자 금융당국은 "당국의 판단이 있을 때까지 시행하지 말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각 사의 프로모션 행위가 난립하면 법적 한도를 넘어서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보험 계약 체결과 모집 과정에서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 범위를 보험료의 10%와 3만원 중 적은 금액으로 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규제 준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 서비스를 출시했기 때문에 이후 추가되는 프로모션은 금융당국과 협의해 달라고 안내한 것이지, 원천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이 출시 초반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금융당국은 보험료율 체계와 수수료율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CM과 PM 체계를 통일해 같은 보험료를 적용하고, 플랫폼사에도 수수료율을 보험료의 1% 안쪽으로 줄이는 방안을 설득하고 있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홈페이지와 플랫폼에서 동일한 보험료가 제시되고, 플랫폼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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