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밀착'하는 北, 서먹한 중국과 뒤늦게 '관리'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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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에 이어 중국으로 외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 외무상은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러시아와 중국 인사를 두루 만나며 '북중러 연대'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은 외교에 이어 체육 분야에서도 중국·러시아와 협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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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보다 급 떨어져… 밀착이라기보다 관리 차원"
북한이 러시아에 이어 중국으로 외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연초부터 밀착 행보가 뚜렷하다. 다만 북러관계에 비해 북중관계가 상대적으로 소원하다는 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정반대의 해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최선희 외무상이 평양을 방문 중인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전날 만났다고 전했다. 통신은 "담화에서 조중외교관계설정 75돌이 되는 올해를 '조중친선의 해'로 뜻깊게 기념하며, 공동의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술적 협동과 공동보조를 계속 강화해 나갈 입장들이 표명됐다"고 덧붙였다.
최 외무상은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러시아와 중국 인사를 두루 만나며 '북중러 연대'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최 외무상은 14~1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잇따라 회담했다. 특히 최 외무상은 푸틴 대통령의 답방을 재차 확인받았고, 정찰위성 등 우주 분야 협력 강화와 경제·무역 분야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북한은 외교에 이어 체육 분야에서도 중국·러시아와 협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통신은 28일 김일국 체육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중국 방문을 위해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북중이 추진할 각종 체육사업 관련 협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중국과 스포츠 관광 분야에서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최근 북한은 마식령 스키장과 베개봉 스키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외화 수익 창출에 골몰하고 있다. 마식령 스키장 홍보를 위해선 러시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까지 동원했다. 2월 100명가량의 러시아 연해주 단체 관광객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마식령 스키장을 찾을 예정이다.
하지만 날로 결속하는 북러관계에 비하면 북중 간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공산권 국가에서 '꺾어지는 해'는 매우 중요한데, 수교 75주년임에도 겨우 차관급이 방북하고 체육 교류를 앞세우는 건 그만큼 불편한 상황 속에서 최소한의 관리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과 최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진핑 주석의 만남을 논의하고 최 외무상과 왕이 외교부장이 움직여야 하는데 아직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경제 구조상 북한은 러시아보다 중국과 경제 협력이 중요한데, 중국은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투자나 무역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관계에 진전이 없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매우 중요한 파트너', '민감한 분야 포함 모든 분야 관계 발전'을 얘기한 것에 비하면 중국과의 '전술적 협동과 공동 보조'는 상투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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