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결심과 지속가능성

2024. 1. 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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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곧 돌아온다.

이미 신년 결심을 했지만 벌써 작심삼일로 무너진 분들도 있을 것이다.

최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 자신의 결심과 동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과 함께할 것, 달성하기 쉬운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것.

앞서 개인의 목표 설정에 있어 합리적 근거와 세부 실행 계획에 따라야지 작심삼일이 되지 않고 새해 결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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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곧 돌아온다. 이미 신년 결심을 했지만 벌써 작심삼일로 무너진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설날은 다시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다. 새해 계획으로는 금연, 금주, 다이어트, 운동과 같이 건강과 관련된 결심들이 많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새해 결심을 한 사람의 92%가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고 한다. 열 사람 가운데 한 사람만이 새해 결심을 성공하니,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입에 붙을 만하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기존의 습관과 루틴에 적응된 이상, 새로운 습관과 루틴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방증이다.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팁으로 빈번히 제시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최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 자신의 결심과 동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과 함께할 것, 달성하기 쉬운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것. 이 가운데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따져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목표라면, 1년 동안 몇 ㎏ 빼는 것을 목표로 정할지가 첫 번째 만나는 난관이다. 감량 목표는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로 가능할지부터 자신의 역량과 각 방법이 제시하는 근거를 고려해서 정해야 한다. 이를 돕기 위해 최근엔 소위 '건강앱' '습관앱'을 비롯해서 많은 앱이 개발되어 개인이 자신의 활동을 기록·평가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확인하면서 새해 결심을 유지하게 한다. 일종의 자기검증을 위한 편리한 도구다. 주위에 이들 앱을 사용한 지인들을 보면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고 한다.

정부도 신년 계획을 세우고 발표한다. 각 부처의 업무보고를 통해 새해엔 어떤 정책을 펼칠지 국민에게 알린다. 당연히 정부 관료들은 정책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국정과제의 우선순위, 정책의 당위성과 시급성, 무엇보다 시행 가능성과 필요한 예산 등을 철저히 따졌을 것이다. 하지만 정책 발표만으로 그 내용을 국민들이 자세히 알 수는 없다. 더구나 몇 억, 몇 조 단위의 숫자가 나오면 액수에 비례해 그 정책의 중요성을 가늠할 뿐이다.

앞서 개인의 목표 설정에 있어 합리적 근거와 세부 실행 계획에 따라야지 작심삼일이 되지 않고 새해 결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새해 결심, 정책 내용도 설날에 앞서 다시 한번 점검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우리 부처의 새해 정책이 과학적·합리적 근거에 따라 목표를 세우고 세부적인 실행 계획을 세운 것인지, 혹여 관행적으로 이전 정책을 조금 갈무리하는 수준인지, 아니면 축소된 예산에 비례해 일률적으로 가지치기해 적당히 조정한 건지,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정책인지 살펴보면 어떨까 한다.

국민들은 새해 살림을 어떻게 잘 꾸려갈지, 실행 가능한 정책인지 눈여겨볼 것이다. 부디 말만 무성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정책보다는 진정 민생을 살리는, 내일을 예측할 만한 계획인지 자기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책의 명분뿐만 아니라 실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계량화된 과정 관리가 포함돼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이보형 마콜컨설팅그룹 총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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