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의 절제된 피아노, 서울시향과 조화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1. 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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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이미 클래식계 슈퍼스타급 인기와 독보적인 연주 실력을 갖췄지만, 대형 오케스트라와 호흡하며 소리를 쌓아가는 모습은 분명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임윤찬은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가시지 않았던 2022년 10월에 광주시향(지휘 홍석원)과도 이 곡을 국내 무대에서 연주한 적이 있다.

임윤찬의 연주는 명징한 소리를 내면서도 튀지 않았고,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같이하는 듯 편안하게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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얍 판 츠베덴 감독 취임 연주회
강렬한 말러 교향곡 1번 선사
지난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협연한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과 피아니스트 임윤찬. 서울시립교향악단

임윤찬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이미 클래식계 슈퍼스타급 인기와 독보적인 연주 실력을 갖췄지만, 대형 오케스트라와 호흡하며 소리를 쌓아가는 모습은 분명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갓 스무 살이 된 청년 피아니스트가 새해를 맞아 서울시립교향악단, 얍 판 츠베덴 신임 음악감독과 합을 맞춘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지난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츠베덴 감독의 취임 기념 연주회는 임윤찬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으로 문을 열었다. 이 곡은 '황제'라는 표제가 붙었을 만큼 아름답고 상징적이다. 임윤찬은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가시지 않았던 2022년 10월에 광주시향(지휘 홍석원)과도 이 곡을 국내 무대에서 연주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단지 화려한 곡이 아니라 베토벤이 꿈꾸던 유토피아, 그가 바라본 우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베토벤이 청력을 잃고 썼던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가 떠오른다며 "베토벤 자신은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하고 싶어했을 뿐이다. 그 마음이 감동적었다"고 했다. 이날도 작곡가의 그런 절절한 마음이 연주자의 과장 없이, 정밀하고 절제된 연주로 관객에게 닿았다. 임윤찬의 연주는 명징한 소리를 내면서도 튀지 않았고,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같이하는 듯 편안하게 어우러졌다. 임윤찬은 한동안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던,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던 더벅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모습이었다. 연주를 마친 후 3층까지 꽉 찬 객석에서 박수 소리가 쏟아지자 앙코르로 오페라 '노르마'의 대표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를 연주해 서정성까지 선사했다.

이번 공연에서 츠베덴 감독과 서울시향은 말러 교향곡 1번 '거인'도 연주했다. 올해부터 시작한 음악감독 5년의 임기 동안 말러 교향곡 전곡을 녹음하겠다는 계획의 서막이다. 이 교향곡은 자연의 생명력을 신비롭고도 음울한 소리로 묘사한 것이 특징적이다. 츠베덴과 서울시향은 정말 거인의 소리인 양, 뒤틀린 듯한 불협화음과 폭발적인 사운드를 선명하게 냈다. 주제 사이의 강약 대조를 극대화하며 에너지를 발산했다. 곡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호른 7대 편성은 이날 무대에서 8대로 늘려 마지막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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