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 고려”…2차 무역전쟁 예고?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는 공약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2018~2019년 수준을 뛰어넘는 대대적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선거 캠프 인사 3명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6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 참모들과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의 대중 강경 외교를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이달 초 연설에서 “다른 대통령들은 중국에서 10센트도 받지 못했지만 나는 중국과 맞서서 수천억달러를 우리 국고에 넣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무역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1.7%이다. 이는 미국 무역 상대국 중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8년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과 무역수지 불균형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에 근거해서 특정 중국산 제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도 맞대응해 농산물과 자동차 등 미국산 545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는 2021년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부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더해 반도체 장비 등에 새로운 규제까지 부과했다. 미국이 중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율 은 현재 평균 12%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략으로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나라에 적용되는 최혜국 대우 대상에서 중국을 제외해 연방 정부 차원에서 40%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에 대해 지속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고, 최근엔 대선 공약 차원에서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10%의 일률 관세를 추가로 물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하면 세계 무역의 판도가 흔들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미·중 대립의 골도 크게 깊어질 전망이다.
우파 싱크탱크 ‘세금재단’의 에리카 요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2018년~2019년 무역전쟁은 큰 피해를 몰고 왔지만 중국산에 대한 60% 관세는 그 수준을 한참 뛰어넘을 것”이라며 “수 세기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세계 무역 질서를 뒤집고 파편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식 관세폭탄은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공산품 가격이 관세만큼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 미국 기업이 수출시장을 잃어 일자리 감소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11월 미-중 비즈니스 협의회가 의뢰한 보고서에서 중국과의 항구적이고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종료하면 미국 경제에 1조600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7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담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조치를 ‘광기’라고 언급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단속은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수 십억명의 잠재고객을 잃게되는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관세가 외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는 도구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원로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지난해 한 토론회에서 “우리가 지배적 경제력을 지녔을 때는 자유 무역이 합리적이었지만 아직도 그게 합리적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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