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회장님 집'도 찬밥 신세… 경매시장 줄줄이 유찰

신유진 기자 2024. 1. 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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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동과 평창동 등 부촌에 이른바 '회장님 집'으로 알려진 서울 단독 주택들이 경매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2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년여간(지난 24일 기준) 진행한 감정가 30억원 이상의 고가 단독주택 경매 진행 건수는 모두 24건으로 이 중 5건만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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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단독주택. 내달 경매가 진행된다./사진 제공=지지옥션

서울 성북동과 평창동 등 부촌에 이른바 '회장님 집'으로 알려진 서울 단독 주택들이 경매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그나마 낙찰된 주택도 감정가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년여간(지난 24일 기준) 진행한 감정가 30억원 이상의 고가 단독주택 경매 진행 건수는 모두 24건으로 이 중 5건만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돼도 감정가와 비교하면 낮은 가격으로 팔렸다. 지난해 3월 매각된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토지면적 588㎡(178평), 건물 면적 236㎡(71평) 규모 단독주택은 감정가 33억3000만원에서 두 차례 유찰돼 23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가보다 10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매각이 된 것이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토지면적 358㎡(108평), 건물 면적 422㎡(128평)의 단독주택 역시 감정가 49억8000만원이었으나 두 차례 유찰 끝에 38억9000만원(매각가율 78%)에 낙찰됐다. 응찰자도 1명이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고가 주택 역시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이 거듭됐다. 성북동 대사관저 밀집 지역에 있는 토지면적 656㎡(198평), 건물 면적 386㎡(117평) 단독주택은 2층 높이에 지하 주차장과 기사 대기실까지 있다. 금송과 홍송 등도 식재돼 수목 가치만 9000만원 가까이 인정받은 곳이다.

하지만 해당 주택 역시 3번째 유찰 끝에 오는 20일 다시 경매에 나온다. 다음 경매가는 29억9000만원으로 감정가(58억50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성북동의 또 다른 2층 규모 단독주택은 한국가구박물관, 길상사 등과 멀지 않은 곳에 있고 토지면적은 926㎡(280평), 건물 면적은 451㎡(136평)다. 해당 주택 역시 오는 30일 5번째 경매에 나온다. 수영장도 있어 감정가는 48억9000만원을 받았지만 현재는 절반인 25억원이다. 이번에도 낙찰받지 못한다면 다음 경매에 20억원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급 인사, 연예인 등이 많이 살며 부촌의 상징으로 불리던 고가 단도 주택이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로는 비싼 가격에도 위치 특성상 개발 가능성이 거의 없고 재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고급 단지들의 등장도 이유로 꼽힌다. 이들 단지는 사생활 보호와 주민 커뮤니티 시설의 관리가 잘 돼 재계 인사들과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대표 주거단지로 알려졌다. 고급 아파트 등장에 단독주택이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독주택은 위치·규모, 도로 접근성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 경매에 나오는 주택의 경우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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