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요”···간절한 바람 속 ‘두 번째’ 1만5900배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공포하라. 1배.”
28일 오후 10·29 이태원 참사 서울광장 분향소에 모인 유가족 53명과 시민 50명이 159개 영정과 위패를 마주 보고 섰다. 참사 희생자 수를 의미하는 159배 중 첫 번째를 알리는 소리에 100명 넘는 이들이 두 손을 모으고 무릎과 허리를 굽혀 보라색 매트에 머리를 댔다. 머리를 깎은 어머니부터 백발의 아버지, 눈물을 훔치는 수녀와 이를 지켜보던 시민까지. 한자리에 모인 100여명은 약 40분간 동시에 159배, 총합 1만5900번 넘게 절을 했다.
이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시민들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두 번째 1만5900배 행동을 진행했다. 지난 22일 혹한 속에서 철야로 릴레이 방식의 1만5900배를 진행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들은 오는 30일 국무회의를 앞두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요청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오늘은 유가족들과 뜻을 같이하는 많은 시민이 우리의 간절한 마음에 함께 하신다니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간절한 마음과 염원을 용산에서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우리가 고통받고 힘들어하지 않도록 대통령실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고 김연희씨 아버지 김상민씨를 비롯한 17명은 옆에서 허리를 숙여 반절했다. 김씨는 “평범한 사람인 우리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것뿐”이라며 “시민들이 독립조사기구 설치에 공감하고 정부와 여당을 향해 함께 호소해주면 대통령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159배를 마친 뒤 유가족과 시민들은 눈물을 훔쳤다. 이들은 함께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하라”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하라”라고 외쳤다.
이날 159배에 참여한 서울 용산구 주민 신모씨(41)는 “지난주 유가족들이 밤새 1만5900배를 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힘을 다해서 특별법을 제정하고자 목소리 내는 모습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지난 19일 정부로 이송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법이 정부로 이송된 지 보름이 되는 다음달 3일까지 특별법 공포 또는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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