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반감기’ 30년에서 8년으로…국내 출생아 지난 8년 연속 감소

이창준 기자 2024. 1. 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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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국내 연간 출생아 수가 매해 줄어들면서 8년 새 절반으로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 100만명 수준이었던 국내 출생아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30년 가량의 시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극심한 저출생에 ‘출생아 반감기’도 더 짧아지고 있다.

2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 출생아 수는 21만3572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만8719명 더 줄었다.

올해 들어 월별 출생아 수가 대부분 2만명에 못 미치고 있는 데다, 통상 연말에 출생아 수가 더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출생아 수가 22만명 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연말을 피해 출산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아 연말 출생아 수는 연 평균치보다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출생아 감소 흐름은 장기화하는 동시에 가속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5년 43만8420명이었던 국내 출생아 수는 8년 연속 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가 8년 연속 감소한 것은 1970년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후 처음이다.

2017년(35만7771명)에는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4만8472명 감소했으며 이후에도 2018년 3만949명, 2019년 2만4146명, 2020년 3만339명, 2021년 1만1775명, 2022년 1만1376명씩 감소하는 등 매해 1만명에서 많게는 4만명 가까이 출생아 수가 줄어 왔다.

올해 22만명대 아이가 태어난다면 출생아수는 2015년(42만8000명)에 비해 ‘반토막’나게 된다. 출생아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과거에 비해 훨씬 짧아졌다. 출생아 수는 100만명 선이 처음 무너진 1972년(95만2780명) 이후, 50만명 선이 무너지기(2002년·49만6911명)까지 30년이 걸렸다. 이후 출생아 수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40만명 선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2015년 이후 출생아 수가 급감하면서 반감기는 8년으로 줄어들었다.

통계청은 중위 추계 기준 출생아 수가 내년 21만8000명까지 줄었다가 2036년까지 28만명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저위 추계 기준으로는 2026년(19만7000명) 20만명 선이 붕괴되고, 이후 크게 반등하지 못한 채 2060년까지 9만80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합계 출산율 0.7명선이 무너졌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출생아수는 중위 추계보다는 저위 추계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대학원 교수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혼인율이 높아서 낙관적 추계에 영향을 줬는데 최근 혼인율은 다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출생아 수가 반등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 (출생아 수가) 지금이 저점이 아닌가 하는 기대는 있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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