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이낙연, '개혁' 당명 놓고 신경전… 빅텐트까지 험로 예고

이낙연-민주당 탈당파 공동창당
다음달 4일 중앙당 창당대회
빅텐트 연대 노선 기로에

신경민(왼쪽)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과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대연합-새로운미래 공동창당 합의사항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비이재명계(비명계) 탈당파 '원칙과상식'이 주축인 미래대연합이 28일 공동창당에 합의했다. 당명은 '개혁미래당'(가칭)으로 정했지만, 향후 공모 등을 통해 정식 당명을 확정하기로 했다. 다만 '개혁'이라는 당명을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무임승차'라고 비판해, 3지대 통합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과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의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기 위해 공동창당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당은 남은 시·도당 창당대회를 함께 치른 뒤, 다음 달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통합이 더 늦어지면 총선까지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거라는 데 뜻을 모으고 공동창당에 합의했다. 개혁미래당 주축이 대부분 민주당에 뿌리를 뒀던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향후 이들이 민주당 지지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사다. 이들은 "이번 주부터 정강정책과 선거공약을 선보이겠다"며 '민주주의'와 '민생', '미래'를 신당의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신 위원장은 "양쪽이 '대통합추진위원회'를 두고 이견을 좁혀가며 창당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공동대표는 "민주적 합의를 위한 5인 지도체제를 둘 것"이라며 "구체적 인선은 창당 이후에 밝히겠다"고 전했다.

개혁미래당 출범으로 제3지대를 향한 관심사는 크게 두 갈래로 좁혀진 모양새다. ① 거대 양당 심판론으로 빅텐트를 성사시키느냐 ②노선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소통합 형태로 각자 선거를 치르냐 여부다. 금태섭 공동대표의 새로운선택도 조만간 통합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이날도 노출됐다. 가칭인 개혁미래당 당명을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불편한 심정을 내비친 것이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며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낙연 전 대표는 "당명은 임시로 개혁미래당으로 정했으나 국민 공모를 통해 정식 당명을 확정할 것"이라면서 "뜻있는 여러분의 좋은 의견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날 예정된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미래대연합의 3자 통합 논의 테이블인 '비전대화'도 미뤄졌다. 비전대화의 한 축인 개혁미래당 최운열 전 의원은 "방송사 사정 등을 고려해 개혁신당과 일정을 새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