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나흘 만에 또 순항미사일 발사···전문가들, 잠수함발사 가능성 주목

박은경 기자 2024. 1. 2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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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장소는 북 잠수함 기지 있는 신포 인근
잠수함순항미사일(SLCM) 시험 발사에 무게
합동참모본부가 28일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동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신포 인근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여러 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24일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지 나흘 만이다. 일부 전문가는 잠수함순항미사일(SLCM) 시험 발사라고 추정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 공지에서 “군은 오전 8시쯤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미상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소가 해상인지, 수중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도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통상 북한은 발사 다음날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공식매체를 통해 미사일 종류와 발사 장소, 사거리 등 세부 제원을 공개해왔다.

그간 북한이 잠수함 기지가 있는 신포 인근에서 수중무기시험을 해온 점으로 볼 때 잠수함순항미사일(SLCM) 시험 발사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지난해 3월12일 신포 일대의 잠수함 ‘8·24영웅함’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처음으로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첫 SLCM로 이후 10개월간 SLCM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잠수함순항미사일은 수중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사전 발사 탐지가 어려운 잠수함의 장점과 목표물에 다다랐을 때 저고도 비행이 가능해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순항미사일의 장점을 결합해 더 기술적 공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발사에 대해서는 “기존 ‘화살-1·2형’ 미사일을 잠수함 발사에 용이하도록 길이를 짧게 하거나 직경을 달리 하는 등 개량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북한이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한 점을 언급하면서 “순항미사일은 비행고도를 설정할 수 있어서, 표적을 향해 미사일이 어느 방향에서 날아오는지 알지 못하도록 여러 방향에서 동시공격이 가능하다”면서 “동시다발 대육상 전략목표 공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또 지난해 9월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거행한 사실에 주목했다. 최 소장은 이 잠수함의 수직발사관 10개 중 소형발사관 6개에는 SLCM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시험은 김군옥영웅함의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 구현과 연계한 시험으로 분석했다. 또 “향후에도 수중 발사 소형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CM 발사시험을 진행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다종·다양한 핵무기를 과시하고 있다. 장·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등 핵 투발 수단이 다양해졌다. 지상·공중·수중을 구분하지 않고 열차, 저수지, 이동식발사차량, 사일로(지하 발사시설), 해안가 절벽 등 어디서든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는 불가측성과 즉흥성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연이은 신형 순항미사일 시험으로 직접 도발이라는 책임을 회피하면서 한반도 정세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과시하는 수위 조절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면서 긴장 국면 조성의 책임은 남측과 한·미 연합훈련에 전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한·미의 사이버동맹훈련, 연합전투사격훈련, 연합해상·공중훈련 등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비난했다. 논평은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만반의 임전태세를 갖추고 미국과 그 하수인들의 침략 책동을 가장 압도적인 힘으로 철저하게 제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만약 전쟁의 도화선에 불꽃이 이는 경우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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