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루 이어 투발루도 단교?…남태평양에서 중국-대만 ‘외교 전쟁’

최현준 기자 2024. 1. 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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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약 1만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총선에서 친 대만파인 현직 총리가 낙선하면서 대만과 투발루의 외교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투발루는 중국이 아닌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12개국 중 하나로, 총선 결과에 따라 대만과의 외교관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5일 남태평양의 또 다른 섬나라 나우루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이어 총선을 치르는 투발루의 행보에 중국과 대만의 관심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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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총선 투표가 치러질 투발루 푸나푸티의 한 투표소 앞에 시민들이 서 있다. 푸나푸티/AFP 연합뉴스

인구 약 1만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총선에서 친 대만파인 현직 총리가 낙선하면서 대만과 투발루의 외교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8일 로이터통신 등 보도를 보면, 지난 26일 투발루 전역에서 실시된 총선에서 카우세아 나타노 현 총리가 낙선했다. 나타노 총리는 친 대만파 정치인으로, 대만과의 외교 관계 유지를 지지했다. 반면 새 정부가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무장관 세베 파에니우 의원은 의원직을 지켰다.

투발루는 중국이 아닌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12개국 중 하나로, 총선 결과에 따라 대만과의 외교관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5일 남태평양의 또 다른 섬나라 나우루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이어 총선을 치르는 투발루의 행보에 중국과 대만의 관심이 몰렸다.

앞서 파에니우 장관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대만과의 외교 관계에 대해 “의심할 여지 없이 선거 이후 새 의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며 중국과 대만 중 “누가 투발루의 개발 열망에 부응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에니우 장관은 새로 꾸려질 의회에서 총리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인구 1만1천명으로 여러 개의 섬으로 구성된 투발루는 8개 선거구에서 2명씩 총 16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당선된 의원들은 수도 푸나푸티에 모여 협상을 통해 연정을 구성한 뒤 총리를 뽑는데, 이 과정이 며칠 걸린다.

대만 외교부는 27일 누리집을 통해 투발루 총선 당선인들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 총선 당선자 대부분이 대만-투발루 간 우호 관계 유지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 외교부는 투발루 총선 결과로 인해 대만-투발로 외교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반중 성향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10개 남짓한 대만의 수교국을 놓고 중국과 대만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만 외교부는 지난 24일 나우루가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자 나우루 정부를 규탄하면서 “중국의 악의적인 탄압에도 (대만) 정부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여러 이유로 대만과 소위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가 아직 극소수 있다”며 “이는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반하고,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조속히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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