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배 들던 대만, 올트먼 방한에 '초긴장'…K-반도체 새 기회 잡나

오진영 기자 2024. 1. 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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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이목이 쏠린 곳은 한국이다.

생성형 AI(인공지능)의 선주자 '챗 GPT'를 만든 오픈AI의 수장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서울과 평택을 오가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장을 잇따라 만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지난 26일 방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반도체업계 주요 인사를 잇따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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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현정 디자인기자


이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이목이 쏠린 곳은 한국이다. 생성형 AI(인공지능)의 선주자 '챗 GPT'를 만든 오픈AI의 수장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서울과 평택을 오가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장을 잇따라 만났다. 생성형 AI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려는 시점에 나온 방한이어서 의미가 크다. 한국 반도체 업계의 가장 큰 경쟁자인 대만 TSMC는 엔비디아와 '긴급 회동'에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지난 26일 방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반도체업계 주요 인사를 잇따라 만났다. 회동에서는 AI 협력에 대한 논의도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당초 6시간으로 계획한 한국 체류 일정을 1박 2일로 대폭 늘리면서까지 오픈AI와 한국 기업 간 'AI 동맹'을 구상했다.

올트먼 CEO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기업과 논의 중이다. 이 중에서도 국내 기업은 선진 기술력으로 협력에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가 세계적 수준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HBM 생산과 GPU 파운드리, 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춰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최대 경쟁국인 대만은 올트먼 CEO의 방한 이후 당황한 분위기다. 당초 대만 업계에선 'TSMC가 오픈AI의 새 파트너'라는 추정이 쏟아졌다. 대만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선 TSMC가 오픈 AI와 칩 제조 협상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양사가 합작 법인을 만들 정도라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현재는 모두 예측에 불과한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TSMC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방한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26일 웨이저자 TSMC CEO는 대만을 찾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만났다. 양사는 '탈엔비디아'를 꿈꾸는 오픈AI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AI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는 엔비디아는 대부분의 물량을 TSMC에 위탁하는데, 오픈AI가 국내 기업에 AI반도체를 대량 주문한다면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

다만 우리 기업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엔비디아 외에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AMD 등 주요 팹리스(설계 전문) 업체는 물량 과반을 TSMC에 맡기고 있다. 저울질이 끝나지 않은 만큼 TSMC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오픈 AI는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미 의회와 첨단 반도체 팹 건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와의 협력관계도 부담이다. 엔비디아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다. 만일 오픈AI와 협력관계를 강화한다면 엔비디아의 눈 밖에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와 AI 반도체 생산 강화는 분명 큰 기회이지만, 되레 대형 고객을 놓칠 가능성도 있다"며 "다각도에서 면밀히 검토해 AI 반도체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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