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 지경됐나…"100만원 하던 회사 10만원까지" 주주 한숨소리

엔씨소프트 R&D 센터 [엔씨소프트 제공=연합뉴스]

"100만원 넘게 거래되던 주가가 어쩌다가 3년 만에 10만원대로 하락했을까."

엔씨소프트 주가가 19만원까지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한숨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리니지 게임들의 매출은 하락하고 있고, '쓰론앤리버티'(TL) 성과도 기대에 못 미친다.

증권사에선 지금보다 더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들어서만 증권서 11곳에서 엔씨소프트 목표 주가를 내렸다.

지난 26일 엔씨소프트는 19만3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19%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최고점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고점이던 지난 2021년 2월 103만8000원에 비해 81% 떨어졌다.

소액 주주들도 "무상증자했냐"며 100만원이던 주가가 10만원대가 된 현실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리니지 매출이 하락하는 가운데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로 인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과도한 과금을 유도해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확률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사행성이 짙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3월부터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은 확률정보를 이용자들이 알게 쉽게 표시해야 한다. 확률정보를 표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시하는 등 법 위반 사례에 대한 단속도 강화했다.

신작 TL 역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 TL은 수익 구조를 확률형 아이템에서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고 보상을 얻는 '배틀 패스' 중심으로 변경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실패, 출시 한 달여 만에 21개 서버를 10개로 통합했다.

주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일제히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목표주가는 20만~28만원 수준으로 현재 주가보다는 높지만, 통상 애널리스트들이 상향·하향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신호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엔씨소프트가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보여주려면 현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며 "이 회사는 'P2W'(Pay to Win·과금할수록 유리한 구조) 수익구조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재 게임 시장은 'B2P'(Buy to Play·이용권 구매 후 플레이) 기반의 고퀄리티 콘솔 게임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를 선임한 엔씨소프트는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경영 쇄신에 나섰다. 지난해 팬 플랫폼 '유니버스' 사업과 조직을 매각했고 연말에는 금융 신사업 조직인 '금융비즈센터'를 해체했다.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정리하기도 했다.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5일 엔씨소프트 주식 2088주를 5억원 들여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23만9759원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