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총선땐 與 투표" 한달새 6%P↑···'巨野 견제심리' 강해져

이승배 기자 2024. 1. 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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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
'민주 찍겠다'는 1%P 상승 그쳐
尹부정평가 넉달째 60%대 불구
與, 부동층 흡수···경인·충청 두각
또 공천 갈등땐 민심 이탈 우려
[서울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이후 집권 여당을 향한 국민 여론이 호의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 총선이 치러진다면 지역구 의원으로 어느 정당 후보를 뽑겠느냐’는 조사에서 국민의힘을 택한 응답이 한 달 새 6%포인트 올라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다. 지난해 말 취임 이후 잇따른 ‘정치 개혁 과제’와 함께 ‘당정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한 위원장의 행보가 정권심판론을 약화시키고 부동층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달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내일이 총선이라면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할 것인가’ 물은 결과 응답자의 43%가 ‘민주당 후보를 택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을 선택한 비율은 39%였다.

여전히 민주당이 다소 앞서고 있기는 하지만 국민의힘의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국민의힘은 한 달 전 진행한 4차 조사와 비교해 선호도가 6%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민주당은 한 달 새 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 범위 내인 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이번 5차 여론조사 결과 상당수의 부동층 유권자들이 여당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할 정당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해 12월 11%에서 이달 9%로 2%포인트 감소했다. 줄어든 부동층 중 상당수가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경향은 이념보다 선거 상황이나 특정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을 보이는 ‘스윙보터’ 지역에서도 확인됐다. 대전·세종·충청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자는 한 달 새 12%포인트 늘어난 44%로 조사된 반면 같은 기간 민주당(47%)은 변동이 없었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이 한 달 만에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바뀐 셈이다.

총선 격전지인 인천·경기와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한 달간 각각 6%포인트와 8%포인트씩 뛰었다.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15%포인트 증가하며 전통 텃밭에서는 지지층 결집 양상을 보였다. 세대별로도 20대에서 부동층이 7%포인트 줄어든 가운데 ‘여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한 달 새 20%에서 27%로 늘었다.

‘정권심판론’이 후퇴하고 ‘거야(巨野) 견제 심리’가 팽창한 것이 여당을 향한 민심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62%로 넉 달째 60%를 웃돌고 있지만 ‘정부·여당 심판론’(58%)은 전월보다 5%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민주당의 의회 독주 심판론’은 같은 기간 3%포인트 증가한 54%를 기록했다. 최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을 둘러싼 당정 간 충돌이 정권심판론을 약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위원장이 더 이상 대통령실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중도층에 ‘윤석열 아바타’ 꼬리표를 뗄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한동훈표’ 정치 개혁 행보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운동권 정치 청산’을 시작으로 정치 개혁의 포문을 연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정수 감축, 불체포 특권 포기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여론의 우호적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한 위원장의 정치 개혁 4호 공약인 ‘국회의원 50명 감축’에 대해 응답자의 69%가 찬성 입장을 보였다.

‘한동훈 효과’는 정당 지지도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4%포인트 오른 38%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40%로 변동이 없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1차 조사 당시 38%를 기록한 뒤 줄곧 내리막을 타다가 한 위원장 등판 이후 처음으로 상승 반전하며 7개월 전 수치를 회복했다. 특히 진보 성향이 강한 20대에서 국민의힘은 27%의 지지를 얻어 민주당(22%)을 역전한 점도 눈에 띄었다.

다만 아직 국민의힘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심 호조의 상당 부분은 취임 초반 ‘정치 신인 한동훈’에 기댄 것으로 한 위원장과 당 지지율이 디커플링될 조짐도 있다. 또 다음 달 본격화될 공천 국면에서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의 공천 여부를 두고 당정 갈등이 재차 고조될 수 있다. 공천발 자중지란은 민심 이탈을 부추기며 총선 참패로 귀결됐다는 게 그간의 전례다.

이번 서울경제·한국갤럽의 5차 정기 여론조사는 25~26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5.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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