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서 절밖에 할 게 없어…” 오늘도 특별법 위한 눈물의 159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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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뻐근해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전부는 아니지만 공포돼야 위안이 될텐데, 그마저도 안 되고 있어서 마음에 뭐가 엉켜있는 듯 뭉쳐서 아파요."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오는 30일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가운데, 법률안 공포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올린 첫번째 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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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뻐근해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전부는 아니지만 공포돼야 위안이 될텐데, 그마저도 안 되고 있어서 마음에 뭐가 엉켜있는 듯 뭉쳐서 아파요.”
28일 낮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참사 분향소 앞. 서른한살 딸 정주희씨를 잃은 이효숙(63)씨가 범종 소리에 맞춰 절했다.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오는 30일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가운데, 법률안 공포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올린 첫번째 절이다.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40여분간 절을 거듭한 이씨는 참사 희생자 159명을 상징하는 159번째 범종 소리에 마지막으로 절했다. 그리고는 분향소 안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목놓아 외쳤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즉각 공포하라!”
이날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기 위한 159배는 유가족 53명과 시민 50명이 참여로 이뤄졌다. 당초 100명이 1만5900배를 올릴 예정이었는데, 현장에서 참여를 결정한 시민들로 예정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다. 민병덕·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59배를 함께 올렸다. 시민들과 유가족 17명은 이들 옆에서 별도로 반배를 했다. 대열 맨 앞에서 159배를 올린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절하기에 앞서 “더이상 우리가 고통받고 힘들어하지 않도록 대통령실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다시 한 번 간절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120번째 범종 소리가 울리자, 절을 하던 유족들과 시민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머리카락이 휘날릴 정도로 세찬 바람이 불었지만, 일부는 겉옷을 벗고 절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호소하며 머리를 삭발했던 유족 8명도 모자 없이 159배를 했다.
희생자 이남훈씨 어머니로 삭발에 동참한 박영수(57)씨는 “(모자를 쓰지 않아) 춥지만, 부모로서 이거(절)밖에 할 게 없다는 게 더 춥고 더 아프다. 아이들만 생각하면 힘 있는 부모가 못 된다는 게, 모든 게 미안하다”며 “아이가 살아가면서 해줬을 많은 것들을 못해주니까, 여기에라도 더 쏟지 않으면 평생 내가 더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 및 시민들은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운명이 결판날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특별법 공포를 호소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다. 지난 22일 극한의 한파 속에서 1박 2일로 1만5900배를 올린 이들은 29일엔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한 뒤 또다시 159배를 진행한다.
이들은 전날엔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대회를 열고 정부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특별법을 거부하는 순간, 이 정부가 159명의 희생자의 목숨을 앗아간 범인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 범죄를 보호한 대통령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유족의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댓글 창을 닫습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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