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아이돌' 박희순 "웃는 연기가 고픕니다" (인터뷰)
스릴러 장르 활약 속 새로운 욕심
'트롤리' 이후 재회한 김현주와의 호흡은
배우 박희순이 변신에 대한 니즈를 드러냈다. 전작 '트롤리'로 부침을 겪고 '선산'으로 스스로를 정제한 박희순은 새로운 모습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욕망을 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박희순은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선산'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집필을 맡았다.
먼저 박희순은 '선산'의 매력을 두고 "시청자들마다 각자 느끼는 좋은 지점이 다르다.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다"라고 짚었다. 편집 과정에서 극의 긴장감과 속도가 더욱 극적으로 조성되면서 스릴러적인 요소가 부각됐던 점이 배우에게는 큰 만족감을 선사했다. 박희순이 처음 대본을 읽으면서 느꼈던 깊은 몰입감은 작품이 공개된 후에도 지속됐다. 사실 '선산'의 주된 소재는 미스터리와 스릴러다. 이를 두고 박희순은 "제목이나 포스터를 두고 오컬트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있다. 오컬트는 전혀 아니고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다. 저는 극중 시청자들과 함께 그분들을 인도하는 길라잡이를 맡았다. 하나하나 다 밟아가면서 사건을 소개하고 설명한다. 주변 인물들로 인해 힌트를 주기도 한다. 연극으로서는 사회자"라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그간 형사 역할을 주로 맡았던 박희순은 이번 작품에서도 형사를 맡았다. 그는 "이전에 비리 형사, 열혈 형사도 했지만 이번에는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작 '트롤리'와 분위기나 무게감이 비슷하다는 의견에는 캐릭터의 차별화를 답했다. "어둡다는 지점이 전작과 같을 수 있지만 '트롤리'는 감정 소비가 너무 힘들 정도로 처절했습니다. 반면 '선산'은 객관적인 인물이기에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길라잡이 역할이기에 사적인 감정을 넣으면 흐름이 방해되기 때문입니다. 건조하게, 또 편안하게 연기했습니다."
수년간 장르물을 선택했던 박희순이기에 그의 새로운 변신을 기다리는 팬들의 의견도 있다. 시나리오 선택에 개인적인 취향이 가미됐냐는 질문에 "장르물밖에 안 들어온다. 탈피를 하고 싶다. 저는 로코나 코미디를 좋아한다. 하고 싶은데 많이 안 들어온다. 기다리고 있다. 웃긴 사람을 좋아하고 웃기는 것을 좋아한다. 웹 예능이나 그런 곳에서 웃기는 건 또 자신이 없다. 대본 안에서 재밌는 코미디를 하고 싶다. 내 자체가 재밌진 않다"라고 의외의 면모를 드러냈다.
박희순은 작품을 선택할 때 스스로가 납득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대본을 읽고 의문이나 질문이 생긴다면 감독 또는 작가와 긴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의 물음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사전 미팅 전 대본을 분석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체크해 연출진과 긴밀한 소통을 나누면서 배우로서의 역할을 미리 확인한단다.
'선산' 역시 감독과 미팅 단계에서 충분히 생각을 공유했기 때문에 참여하게 됐다. 박희순은 최성준이 극중 인원 감축 대상이라는 설정에 의구심을 가졌고 가장 유능하고 일처리가 명확하다는 인물의 배경을 들어 감독과 긴 이야기를 나누며 일부 설정이 변경됐다는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끝내 설득이 안돼 작품이 보류된 경우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분석한 한도 내에서 이야기를 하지만 저를 설득하지 못하면 중간 지점을 찾는다. 감독님이 전혀 바꿀 생각이 없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제가 부족한 것을 채울지, 다른 부분에 매진할 것인지 고민한다.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감독님이 수용할 수 없다고 하면 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작품관을 전했다.
'선산'을 '농촌 스릴러'라고 표현한 박희순은 "해외 시청자들에겐 새로운 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각 나라마다 환경, 전통이 다르지 않냐. 비슷한 이야기일지라도 색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고 봤다"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박희순과 김현주는 '트롤리' 이후 곧바로 '선산'에 함께 합류하면서 재회하게 됐다. 박희순은 김현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재회하게 돼 너무 좋았다. 현장에서 '1+1'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좋은 배우와 연달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각자의 서사가 따로 있었기에 많이 부딪히진 않았지만 서로의 힘이 됐다. 제가 생각하고 봤던 것보다 훨씬 좋은 배우다. 놀란 점이 많았다. 분석력이나 표현력 같은 것이 나보다 한 단계 생각한다. 그것을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감정도 너무 풍부하다"라고 말했다.
'마이네임' '모범가족' 등 OTT 작품들로 젊은 팬덤을 구축하기도 했다.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요즘 진정이 됐다"라면서도 "'마이네임'으로 좋아해 주신 팬들이 아직도 계셔서 소통을 가끔 한다. 이게 숙명이라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간 어두운 분위기의 장르물들을 주로 소화했던 탓에 박희순은 새로운 변신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동안 무게감 있는 인물만 했는데 이제는 좀 까불고 싶습니다. 풀어지고 재밌게, 로코를 하고 싶기도 하지만 이 나이에 들어올 리 없네요. 나도 웃고 사람들도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연기가 고픕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유진 "부모님 이혼 후 母가 생계 이끌어"...가정사 고백
- 김준호 "내 소원? 김지민 오래 사는 것"...사랑꾼 면모 ('독박투어2')
- 김호중 "하루 배달 음식비만 40만 원"...새벽 먹방에 경악 ('미우새')
- '밤에 피는 꽃' 이하늬, 최유화 비밀 알게 됐다…"충격 반전"
- 이효리 "이상순과 결혼, 솔직히 외모 봤다" ('레드카펫')
- 배우 강부자, 초호화 별장 최초 공개…이상민 증여 예고까지
- 최양락, 前 기상캐스터 김민아→이가령 등장에 "역대 최고" ('깐죽포차')
- '고려거란전쟁', 역사 왜곡 논란에 결국 1주일 결방
- 백일섭 부녀, 절연 후 7년 만 대화…화해 성공할까
- 차은우, 올리비아 핫세 딸과 목격담…소속사 "솔로 뮤비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