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재수생, 정시모집 비중 늘자 수능으로 몰린다

남지원 기자 2024. 1. 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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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부모가 지난해 12월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열린 2024 대입 정시모집 대비 학생·학부모 대상 대입 설명회에서 돋보기안경을 손에 든 채 설명을 듣고 있다. 조태형 기자

대학입시에서 정시모집 비중이 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집중하는 고등학교 재학생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N수생’ 비율이 30여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고3 중 수능 응시생 비율이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모의평가를 치른 뒤 수능에 응시하지 않은 중도 포기자는 줄었다.

2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3 학생 중 11월에 실시된 2024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학생은 72.8%로 집계돼 2020학년도 이후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3 수능 응시 비율은 2020학년도 69.3%, 2021학년도 67.4%, 2022학년도 71.4%, 2023학년도 71.5%였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졸업생 등 이른바 ‘N수생’ 비율이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28년만에 최고 수준이었는데, 재학생 중 수능에 응시한 비율도 늘어났다.

수능을 준비하다 중도에 포기한 고3 학생도 감소했다. 지난해 고3 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뒤 11월 본수능에는 응시하지 않은 중도포기자 수는 1만8701명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적었다.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고3 중 본수능에 응시한 비율은 93.9%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수능에 집중하는 고3이 늘어난 것은 지난 정부가 ‘조국 사태’의 여파로 2022학년도부터 정시 비율을 확대한 영향이 크다. 서울 주요 대학이 신입생 40% 이상을 정시모집으로 선발하고, 수시모집에서도 자기소개서가 폐지되는 등 서류심사 항목이 간소화되면서 내신이 불리한 학생들이 수능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겼다. 의대 쏠림현상과 상위권대 선호 등이 점점 심해진 여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수능에서는 반수생의 숫자가 매우 증가했는데 전체 N수생 중 반수생 비율은 줄었다. 6월 모의평가에는 응시하지 않고 본수능에만 응시한 반수생 추정 규모는 2020학년도 수능에서 6만8188명이었는데 2024학년도 수능에서는 8만1898명으로 증가했다. 그런데도 2024학년도 수능에서 졸업생 대비 반수생 비율은 52.0%로 2021학년도(55.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학에 진학했다가 수능에 재도전하는 학생보다 처음부터 재수를 선택한 학생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도입 후 선택과목간 유불리 문제 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판단한 수험생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의대 모집정원 확대와 무전공선발 확대 등으로 수능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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