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의 실버타운···요양사업 뛰어드는 금융권
침대 머리맡 위에 달린 건강모니터링센서로 그날그날의 호흡, 맥박, 스트레스지수를 측정한다. 데이터베이스(DB)화한 자료를 기초로 상주 간호사와 건강상담을 할 수 있다.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침대 오른쪽 벽의 ‘응급콜’ 버튼을 누르면 되고 동작감지센서도 24시간 움직인다.
식사는 당뇨, 고혈압 등 치료식을 먹을 수 있고 1200원을 더 내면 룸서비스도 가능하다. 욕조는 높이를 낮추고 충격을 흡수하는 특수소재를 사용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는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워킹트랙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6일 둘러본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는 곳곳에 고령층을 위한 시설과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었다. 소규모이지만 VIP 영화관 수준의 좌석을 갖춘 영화관람시설, 체조·음악감상 등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실 등 입주자끼리 취미를 함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평창 카운티는 KB금융의 첫 번째 실버타운이다. KB라이프생명의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한다. 총 164세대 7층 규모(지하 2층·지상 5층)로 34.3㎡(10.4평)부터 124.0㎡(37.5평)까지 8개 타입이다. 지난해 말 개소해 계약률은 10%이고 이번 달까지 80대 2명, 60대 1명 등 남성 3명이 입주했고 계약률은 10%이다. 60세부터 신청 가능하다.
비용은 월 이용료가 월세와 공동관리비 포함 1인당 최소 290만원에서 최대 429만원이다. 보증금이 3000만원으로 다른 서울 내 실버타운(4억~9억원)보다 낮은 편이다.
한만기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카운티 시설장은 “(전통적인 부촌인) 평창동이라는 입지 조건, 다른 곳과 달리 75세 상한제가 없고 반려동물도 입주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인근 주민이나 근무자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금융사의 요양사업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보험사를 중심으로 고령층을 대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골든라이프케어는 업체 최초의 요양사업 전문 회사로 2016년 11월 설립됐다. 2017년 1월 서울 강동구에 강동케어센터(주야간보호시설), 2019년 3월 서울 송파구에 위례빌리지(노인요양시설), 2021년 5월 서초빌리지(노인요양시설) 등을 차례로 열었다. 위례빌리지와 서초빌리지는 대기자만 5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내년에도 요양시설인 은평빌리지, 광교빌리지, 강동빌리지를 차례로 열고 2030년까지 국내 1위 요양사업자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한금융도 요양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6일 출범식을 열고 신한라이프의 헬스케어 자회사인 신한큐브온의 사명을 신한라이프케어로 변경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시니어 사업을 전담한다.
우석문 신한라이프케어 대표는 “내년 요양시설 개소를 목표로 대지 매입을 마무리했다”면서 “(경기) 하남 미사 1호점을 60~70명이 이용할 수 있는 도시형 요양시설로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올 초 ‘시니어리빙’ 사업 추진을 검토하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01년부터 경기 용인에서 실버타운 ‘노블카운티’를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생명도 요양시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75세 이상 1인 가구는 지난해 98만명에서 2030년 140만명으로 1.4배 이상, 85세 이상 1인 가구는 26만명에서 45만명으로 1.7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노인이 지역사회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시설 확충과 서비스 내실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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