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받은 사람 누구?···서울시의원 10명 중 9명이 받은 ‘의정 활동상’
대한민국을 빛낼 인물상, 올해를 빛낸 인물상,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파워리더 대상, 탑 리더스 대상, 대한민국을 빛낸 아름답고 좋은 인물상···.
서울시의회 시의원 90% 이상이 지난 1년간 최소 한 번 이상 의정활동 명목으로 주어지는 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상식 남발로 10명 중 9명꼴로 상을 받으며 의정활동 평가에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 같은 수상 내용은 정치인 개인을 홍보에 활용돼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린다는 문제도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상 나눠 먹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지방의회에 자정을 촉구했다.
1년에 46회 시상식 남발
사무처도 거치지 않는 ‘짬짜미’ 나눠 받기
28일 경향신문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서울시의원 110명이 수상 이력을 분석한 결과 총 100명이 의정활동과 관련한 상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적별로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은 75명 중 69명(92%),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35명 중 31명(88.6%)이 포함됐다.
수상 횟수는 의원들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에 열린 시상식은 총 46회에 달했는데 대부분이 1년을 결산한다는 의미로 연말·연초에 집중됐다. 하지만 3~10월 연중 매월 한 차례 이상은 꾸준히 개최됐다.
시상식을 주최·주관한 곳들은 다양하다. 공적 기구로 분류되는 대한민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서울시의회 전문도서관·시민사회단체를 제외하면 총 40회가 언론사·특정 직능단체 등 민간에서 이뤄졌다. 국회의원실에서 주최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수상 명칭은 ‘의정대상’이어서 공신력 있는 기관이 주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수상자 선정 기준이 외부에 공개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선정 과정에서 지방의회 사무처를 거치지도 않는다. 상을 받는 의원과 주최 측이 직접 소통하는 구조여서 객관적인 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이 같은 민간 주최·주관 시상식 수상자가 전체 110명 중 65명(59.1%)으로 절반 이상이다. 당적별 수상자는 국민의힘 47명(62.3%), 민주당 18명(51.4%)이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언론사 몇 곳이 모여 연합체를 구성하거나, 몇몇 기자들이 ‘기자단’을 자칭하며 자체적으로 상을 수여하고 있다”며 “공적 조서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시의회 사무처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초선 서울시의원은 “남발되는 시상식은 언론사들이 대행사를 끼고 만드는 하나의 상품에 가깝다”라며 “심사비와 참가비 명목으로 수십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내고 상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상을 받더라도 수상자들이 자체적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하기 때문에 기사화된다.
시민사회단체 “유권자들 눈 가려”
“이해충돌 여부도 감시해야”
시민사회단체들은 변별력 없는 의정대상 범람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해충돌 가능성도 있어 면밀한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엽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선임 간사는 “시의원들이 행정감사를 하고 나면 의례적인 상을 주고받는 행태가 있다”며 “문제는 평가 기준이 공개된 경우를 찾아보기가 거의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지방의원들이 ‘돈 주고 상 받기’ 위해서 의정 활동비를 지출하고, 언론사 등 시상식 주최 기관은 이를 홍보비로 챙기는 잘못된 관행”이라며 “유권자들의 눈을 가린다는 점에서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 선임 간사는 “시상 기관이나 단체에 따라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감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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