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20% “지난 2주간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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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4일∼11일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정신 상태(우울)를 점검하는 설문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2명(20%)은 '지난 2주간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5분의 1이 고위험군에 속하는 '중간 정도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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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직원이 저를 폭행했는데 대표가 제게 알아서 해결하라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잠도 못 자서 작년 11월부터 계속 약을 처방받고 있습니다.”(올해 1월 직장갑질119 제보 중)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4일∼11일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정신 상태(우울)를 점검하는 설문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2명(20%)은 ‘지난 2주간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는 이들의 우울증 정도가 그렇지 않은 이들에 견줘 갑절에 이르렀다.
이번 설문조사는 자가보고형 선별검사인 우울증 선별검사(PHQ-9)를 기반으로 모두 9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20∼27점은 ‘심한 우울증 의심’, 10∼19점 ‘중간 정도 우울증 의심’, 5∼9점 ‘가벼운 우울 증상’, 0∼4점 ‘우울 증상 없음’으로 분류된다. 단, 총점수와 별개로 9번 문항(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혹은 자해할 생각을 했다)에서 1점 이상인 경우 ‘중간 정도 우울증 의심’으로 분류된다. 직장인 5분의 1이 고위험군에 속하는 ‘중간 정도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단 뜻이다. 이중 ‘거의 매일 생각’(3점)했단 응답이 3.3%나 됐고, ‘7∼12일’(2점) 응답은 3.8%, ‘2∼6일’(1점)은 12.9%였다.
비정규직이거나 임금수준·연령이 낮을수록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혹은 자해할 생각을 했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비정규직의 해당 문항 응답률(28%)이 정규직(14.6%)보다 훨씬 높았다. 또 20대 응답률은 31.3%지만, 50대는 15%였다. 월 급여 150만원 미만은 27.4%, 월 급여 500만원 이상은 13.8%로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의 우울 척도 평균 점수는 5.62점으로, 직장인 다수가 가벼운 우울 증상을 겪고 있단 뜻이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직장인들(응답자 273명)의 평균 점수는 8.23점으로, 직장 내 괴롭힘 미경험자(응답자 727명·4.64점)보다 두배가량 높았다. 직장갑질119 김유경 노무사는 “직장 내 괴롭힘은 한 직장인의 몸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심각한 경우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짚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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