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반찬 안 갖다줘도 돼요”…세계 8위로 올라선 K밀키트
집에서 조리하는 밀키트 인기
셰프·호텔 협업 고급 제품도
프레시지, 전세계 11개국 수출
28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8년 267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9520만달러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이번 조사는 직구, 내수 등 정식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로 판매된 내수 소매 판매 자료를 토대로 측정됐다.
전세계 주요 20개국 중에서 한국의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13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독일 다음으로 한국의 밀키트 시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집밥 문화가 발달해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을 위주로 밀키트 시장이 형성됐다가 코로나19 이후 한국과 일본의 밀키트 시장이 커졌다.
최근 1~2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집밥을 먹기 위해 많은 양의 식재료를 사두기보단 작은 양으로 포장된 밀키트를 선호하면서 장바구니 구성이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1인가구수는 750만 가구를 넘어섰고 1인가구 비율은 34.5%에 달한다.
1인가구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도 외식 물가 부담을 느끼고 대체제로 밀키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의 삼겹살 외식 1인당 평균 가격은 1만9429원, 냉면은 1만1308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전반적인 물가가 모두 치솟은 가운데 외식 비용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차선책으로 즉석·냉동식품을 찾는 소비자도 많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외식물가지수는 117.38로 전년 대비 6% 증가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3.6%)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즉석식품과 냉동식품물가는 각각 3.5%, 3.6% 상승했다.
냉동식품의 한계로 지적됐던 맛과 품질도 밀키트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일상적인 식사뿐만 아니라 연말연초 친목 모임과 젊은층의 홈파티 음식으로도 밀키트가 매력적인 선택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달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집에서 맛이 보장된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최근 식품업계에선 ‘가성비 밀키트’를 넘어 유명 호텔, 맛집, 셰프 등과 협업한 프리미엄 제품 확대에 힘쓰고 있다. 밀키트 전문 1위 업체 프레시지는 지난해 최현석 셰프, 경복궁, 이바돔 감자탕,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등과 협업한 제품을 내놓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21년 오세아니아와 미주지역을 시작으로 두바이, 싱가포르, 베트남 등 총 11개국에 간편식 수출을 진행하며 해외 시장을 활발히 개척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14대 대한민국 요리명장인 남대현 명장과 협업해 한우 곱창 전골, 들깨 칼국수 등 쉐푸드(Chefood) 명장 밀키트를 최근 선보였다. 남 명장은 14번째 대한민국 요리명장으로 롯데호텔 시그니엘 총주방장 출신이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해비치 셰프들이 재료 선정부터 제작, 포장까지 참여한 설 선물 세트로 한우 채끝 스테이크와 편백 숙성 간장으로 맛을 낸 ‘한우 스키야키 밀키트’를 내놨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에는 외식과 다름 없는 근사한 한 끼를 집에서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RMR (레스토랑 밀키트) 시장 위주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품질 좋은 자체브랜드(PB) 밀키트 제품 라인업이 탄탄해진 것도 밀키트 시장 규모 성장 및 다양성 기여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밀키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오는 2025년 7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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