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와 협정 맺었던 소수민족, 반군부로 돌아서

김서영 기자 2024. 1. 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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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오민족해방기구(PNLO) 공보부가 28일(현지시간) 군부와의 전투에서 획득한 무기를 공개했다. PNLO 페이스북

미얀마 군부와 맺은 휴전협정을 쿠데타 이후에도 유지해오던 소수민족 기구가 협정을 깨고 반군부 대열에 합류했다.

27일(현지시간)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파오민족해방기구(PNLO)는 전날 성명을 내 “군부와의 휴전협정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PNLO는 “8년 동안 큰 희망을 갖고 평화 회담에 참여했지만 정치적 결과는 달성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히면서 “독재가 사라지고 모든 미얀마 국민을 위한 연방 민주주의 체제가 수립될 때까지 군부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PNLO가 돌아서면서 군부의 영향력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PNLO 등 4개 소수민족 기구는 2015년 군부와의 전국휴전협정(NCA)에 서명했다. 이중 카렌민족연합(KNU)이 2021년 2월 쿠데타가 발생하자 군부를 비판하며 반군부 노선을 걸었던 것과 달리, PNLO는 공식적으로는 휴전협정을 깨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주 PNLO의 자치 구역이지만 군부가 통제하는 한 마을에서 전투가 발생했다. 이곳에서 PNLO의 무장단체인 파오민족해방군(PNLA)은 제424 경보병대대의 무기와 탄약을 획득했다. 또 다른 마을에서는 군부가 PNLA의 호송대에게서 무기와 탄약을 압수하려 하자 갈등이 빚어졌다. 이후 군부가 두 마을에 폭격을 가해 주민들은 대피에 나서야만 했다.

PNLO는 “우리는 휴전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지난주 전까지는 반군부 무장 혁명에 참여하지도 않았다”면서 군부가 먼저 공격을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자신들은 다른 파오족 단체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군부 관리 하에 있는 파오 민병대에도 혁명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미얀마는 쿠데타 발생 후 만 3년 동안 군부와 반군부 진영 간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카친독립군(KIA)이 샨주에서 제123 보병대대를 물리치고 기지를 점령했다고 밝히는 등 최근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군부를 상대로 잇따라 승리한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미얀마 군부는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해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IA에 따르면, 산쥬의 기지는 중국과의 무역이 오가는 도로를 관할하는 국경 거점이다.

안보분석가 앤서니 데이비스는 “최근 몇달간 패배가 이어지며 정권과 군대의 사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밝혔다. 그는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중기관총과 박격포 등 노획한 무기를 시민방위군(PDF)에게 넘겨준다면 군부에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미얀마 인구 약 5000만명 중 약 4분의 1이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관할하는 지역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내 소수민족은 130여개로, 전체 인구의 약 40%를 차지한다.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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