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안보 수장 올해 첫 회동…미 “북에 대한 우려 제기”, 중 “대만 통일 지지해야”

이종섭 기자 2024. 1. 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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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6~27일 태국 방콕에서 회담을 갖기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미·중 외교·안보 수장의 양자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요구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기라고 요구했다.

미국 백악관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26∼27일 태국 방콕에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이후 2개월여만이며, 올 들어서는 처음이다.

회담에서 미국 측은 중국에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요구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회담 후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최근 북한의 무기 테스트와 북·러 관계 증진 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감안해 우리의 우려를 중국에 직접 제기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그 영향력을 비핵화의 경로로 복귀시키는 데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지난 25~27일 쑨웨이둥(孫衛東)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박명호 외무성 부상과 회담을 하고 최선희 외무상을 만나 올해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전략적 소통과 실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양측은 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처음으로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입장을 교환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면서 양안 간 이견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왕 부장은 “대만해협 평와와 안정의 가장 큰 위험은 대만 독립이고 미·중 관계의 가장 큰 도전도 대만독립”이라면서 “미국 측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기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담에는 양국 협력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다양한 글로벌·지역 이슈도 의제로 올랐다. 설리번 보좌관은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실질적인 대이란 지렛대를 사용해 위험한 공격을 중단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미중 경쟁이 갈등이나 대립으로 치닫지 않도록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통화를 포함해 추가적인 고위급 외교와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올해 봄 양국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올해 재차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고 중국은 경제 상황 개선이 시급한 터라 양측 모두 대외 환경의 안정을 위해 올 한해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 노력을 기울여 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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