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 외교부장, 미 설리번 만나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

제이크 설리번(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AP 연합뉴스

중국 외교사령탑 왕이 외교부장(장관)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며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26~27일 타이 방콕에서 설리번 보좌관과 한 회동에서 대만 문제를 비롯해 북한,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둘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중 정상간 대면 회담 이후 처음이다.

특히 중국 쪽은 지난 13일 대만 총통선거에서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것을 의식해,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이며, 대만 선거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이어 왕 부장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은 ‘대만 독립’이고, 중미 관계의 가장 큰 도전 역시 ‘대만 독립’”이라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며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이 중동과 우크라이나, 한반도, 남중국해 등 국제 및 지역 문제도 논의했다며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유익한 전략적 소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왕 부장에게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요구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 대한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는 미스터 김(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우리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 이런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 압박을 지속했다. 27일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전투기 33대와 군함 6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총통선거 이후 가장 많은 수의 전투기가 포착된 것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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