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시작" vs "'배터리 버블' 붕괴"...개미들은 에코프로株 탈출 중
[파이낸셜뉴스] "외국인들이 개인 물량을 받아 먹고 있다. 투자심리도 바뀔 듯하다." "실적발표 나오고 30만원대로 추락한다."
최근의 주가 흐름에 대해 에코프로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벌어지고 있는 갑론을박이다. 개미(개인 투자자)의 여론은 에코프로그룹주가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실제로 개미들은 새해 들어 에코프로그룹주를 팔아치우고 있다.
■개미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26일 9.28% 급등하며 11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7.49%), 에코프로에이치엔(5.81%), 에코프로머티(1.65%) 등 에코프로그룹의 모든 상장종목이 오름세였다.
개미들이 '반짝' 상승에 환호한 이유는 이들의 주가가 그간 힘을 쓰지 못한 때문이다. 새해 들어 에코프로는 64만7000원에서 53만6000원으로 17.16% 하락했고, 에코프로비엠(-15.28%)과 에코프로머티(-15.28%), 에코프로에이치엔(-12.65%)도 하락률이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지난해 7~8월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에코프로그룹주 주가의 걸림돌 중 하나는 개미들의 매도세다. 이달 개인의 순매도 1위 종목은 에코프로머티로 모두 2559억원처리를 팔았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각각 917억원, 426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 2차전지 열풍을 함께 주도했던 포스코(POSCO)홀딩스(925억원)와 포스코DX(546억원)에 개인의 순매수가 유입된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테슬라 '실적 쇼크' 등 업황에 대한 우려는 한층 강해졌다. 여기에 에코프로그룹주의 실적이 역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구체화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2023년 영업이익은 47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0%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2.08% 줄어든 2966억원이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90.62배, 151.08배로 최근 4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시장 상황과 경쟁업체들에 대한 평가를 감안하면 현저히 고평가된 상태"라며 "국내 양극재업체들의 주가는 기초체력(펀더멘털)으로 설명하기 힘든 영역에 있다. 단기 실적과 업황 흔들림에 주가 하락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반등 이끌까..."기술 경쟁도 밀린다"
희망적인 대목도 있다. 개인의 매도 물량을 외국인이 받아주고 있다. 이달 외국인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머티의 주식을 각각 744억원, 319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그룹주가 반등했던 이달 26일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키움증권 권준수 연구원은 “올해 2차전지 주가는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보단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리튬 가격은 현 수준에서 추가로 급락하기보다는 하락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2차전지주가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유안타증권 이안나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보다 국내 2차전지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빠르게 올라온 리튬인산철(LFP) 기술”이라며 “볼보를 비롯한 많은 완성차 기업들이 LFP 배터리 채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LFP 배터리 시장은 그간 중국업체들이 주도해왔다. 국내 기업의 주력 제품은 니켈·코발트·망간 기반의 삼원계(NCM) 배터리다. 이 연구원은 “(LFP와 NCM의) 주행거리 차이가 크지 않은 가운데 가격과 안정성 측면에서도 LFP가 우위에 있다”며 “삼원계를 적용하는 전기차 수요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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