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주식거래앱 조심하세요"

금감원, 주의보 발령

재테크 서적 증정 등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한 사례. <금융감독원 제공>

# A씨는 지난 2023년 9월말 인스타그램에서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광고글을 보고 카카오톡 채팅방에 입장했다. 일대일 상담 후 단체 채팅방으로 이동하자 해당 채팅방에는 국내 증권사 고문을 사칭한 사람이 주식을 추천하면서 가짜 증권사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했다. A씨는 공모주 청약을 권유받아 700만원을 투자했으나, 예상 보다 추가로 배정됐다는 이유로 1000만원을 추가 납입해야했다. A씨는 11월에 출금을 요청했다. 하지만 업체에선 수수료 추가 지급이 필요하다며 출금을 해 주지 않았다. A씨가 항의하자 업체는 A씨를 단톡방에서 강제 퇴장시켰다.

# B씨는 지난해 10월 유명 연예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주식투자 책을 무료로 증정한다는 광고를 보고 게시글에 있는 링크를 클릭해 카카오톡 채팅방에 입장했다. 채팅방에서 한 증권사 사장을 사칭한 사람은 주식을 추천하고 수익을 거둔 것처럼 설명했다. 참여자 중 일부에게는 텔레그램으로 이동을 권유했다. 텔레그램방에서는 기관용 계좌를 이용하면 공모주를 싸게,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했다. B씨는 업체의 권유대로 공모주에 청약해 큰 수익을 거뒀으나, 화면상 수익일 뿐이었다. B는 투자금 인출을 위해서 세금 명목으로 추가납입을 요구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차단당했다.

# C씨는 작년 10월 인스타그램에서 주식 단타매매 책을 무료로 증정하고 우량주를 추천한다는 광고를 보고 게시글에 있는 링크를 클릭해 네이버 밴드에 입장했다. 교수를 사칭한 사람은 단톡방 인원 100여명 중 50명에게만 외국 증권사 계좌를 이용하면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며 가짜 외국 증권사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했다. C씨는 최초 1000만원을 투자해 공모주를 청약했고, 기대 이상의 공모주를 배정받자 추가로 9000여만원을 입금했다. 약 3300%의 수익을 거둬 출금을 신청했다. 업체는 10% 수수료인 3억원 추가 납입을 요구했다. C씨가 다시 출금을 요청하자, 업체는 주식을 추천한 교수가 주가조작으로 검찰에 체포돼 보유금액의 10%를 금융위원회에 과징금으로 납부해야 출금 가능하다고 했다. C씨는 3억원을 추가로 납입했으나 돌려받지 못하고 연락두절됐다.

금융감독원이 28일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금융투자 사기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A·B·C씨의 사례를 살펴 유사한 상황을 주의하고, 사전에 대응요령을 숙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기관 계좌로 공모주 청약시 싼 가격으로, 많은 물량 배정이 가능하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금융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연예인 등 유명인을 사칭하여 재테크 책을 무료로 증정한다는 광고글로 투자자를 유인한 후 금융회사 임직원, 교수 등을 사칭해 투자자문을 해준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

이후 가짜 주식거래 앱 화면에 공모주가 입고된 것처럼 꾸민 뒤 출금을 요구하면 수수료·세금·보증금 등 각종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고 자금을 편취한다. 이들은 SNS에서만 활동하고 투자금 편취 후 바로 잠적하는 사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 계좌로 공모주를 싸게,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지 말고, 유명인을 내세우며 무료로 재테크 책을 제공하는 광고에 현혹되지 않아야한다"며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사설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업체와는 어떤 금융거래도 하지 말고, 불법업자로 의심되면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