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다이어트 몸짱 열풍…젊은 통풍환자 증가 요인

김재범 2024. 1. 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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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비 2022년에 20대와 30대 환자 큰 증가율 보여
-맥사 하이볼 등 혼술 문화와 야식, 고단백 음식 선호 요인
-심한 금식 다이어트, 폐경기 여성, 저용량 아스피린도 주의
젊은 통풍환자의 증가는 치킨, 고기류 등의 배달음식과 집에서 소맥, 치맥, 하이볼, 혼술 등을 즐기면서 신체활동은 줄고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음식 섭취는 늘어 비만이 증가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과거에는 40~50대 남성의 대표 질환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20, 30대 MZ세대 젊은 통풍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통계자료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8년 43만953명에서 2022년 50만9천699명으로 약 18.3% 늘어났다. 특히 2022년,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별 통풍 환자가 2018년과 비교해 20대 48.5%, 30대 26.7%, 40대 22.6%, 60대 17.1%, 50대 6.9%, 70대 3.8% 순으로 늘어났다. 20, 30대의 통풍 환자의 증가율이 높았다.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의 도움말로 젊은 통풍환자의 증가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보았다.

●40,50대 대표질환은 옛말

통풍은 혈액에 요산이란 물질이 과다하게 쌓이면서 요산염이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이다. 요산은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퓨린이라는 아미노산이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소변을 통해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다.

송정수 교수는 “요산 찌꺼기가 몸속에서 만들어지면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 나와야 하는데, 신장에서 요산을 잘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몸속에 쌓이고 결정이 되어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인다”며 “우리 몸의 면역계 특히 백혈구가 이 요산 결정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게 되면서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통풍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통풍은 지방질이나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술을 많이 먹고 비만인 40, 50대 남성에게 주로 많이 생겼다. 최근 들어서는 20, 30대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통풍이 생기는 연령층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 송정수 교수는 “젊은 층의 변화된 식습관과 음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이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치킨, 고기류 등의 배달음식과 집에서 소맥, 치맥, 하이볼, 혼술 등을 즐기면서 신체활동은 줄고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음식 섭취는 늘어 비만이 증가하는 것이 원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달음식 중 치킨이나 고기류의 술안주나 야식은 요산을 만드는 퓨린이 많고 맥주를 비롯한 알코올도 역시 퓨린이 많다. 또한, 과일주스나 탄산 청량음료 같은 과당이 높은 음료도 혈중 요산 농도를 높여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송정수 교수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하이볼이나 소맥, 맥사(맥주와 사이다), 막맥(막걸리와 맥주) 같은 혼합 술은 알코올로 몸을 산성이 되어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데 탄산과 과당으로 인해 혈중 요산 농도 역시 과다하게 높여 통풍 발작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몸짱 위한 과격한 운동도 주의

통풍 주요 유발 요인이 과음과 과식으로 인한 비만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급격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이 오히려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갑자기 굶는 단식을 하면 체내 요산 농도가 떨어지더라도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어 심한 관절통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급격하게 위, 아래로 변화하면서 통풍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

몸짱이 되기 위해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 과정에서 닭가슴살, 육류, 생선, 고단백질 등을 과잉 섭취하고 과도한 운동을 하다가도 통풍에 걸리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몸무게 1kg당 0.8~1g 정도로 체중이 70kg인 성인 남자는 하루에 56~70g 정도만 섭취하면 충분하다.

그런데 바디 프로필 등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권장량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먹으면서 같이 먹어야 할 영양소는 제대로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백질은 소화될 때 찌꺼기를 많이 발생시키고 이것들로 인해 과다하게 생긴 요산염이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에 쌓여 통증을 일으킨다.

송정수 교수
송정수 교수는 “다이어트를 위해 많이 먹는 닭가슴살에도 퓨린이 있어 다이어트를 위해 매끼 닭가슴살만 먹거나, 육류 등의 단백질을 과잉 섭취할 경우 요산의 양 역시 증가해 통풍이 발생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과격하고 심한 운동을 하는 것 역시 몸속 세포가 많이 깨지면서 요산수치가 올라가 통풍 발작이 일어날 수가 있기 때문에 너무 심한 운동은 삼가고, 고단백질 음식 편식도 균형된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통풍은 남성에게 주로 생기지만 여성도 폐경기 이후에는 통풍의 발생율이 남성과 같은 비율로 증가한다. 여성은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출을 강력하게 촉진하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에스트로젠이 나오지 않아 혈중 요산이 높아질 수 있어 60~70대 여성도 통풍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도 통풍 환자라면 아스피린 복용도 주의가 필요하다. 100mg 저용량 아스피린은 요산 배출을 감소시켜 혈청 요산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통풍 환자 중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사람의 경우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하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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