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친부 성폭행 '생존자'…"누구라도 들어줬으면"

남형도 기자 2024. 1. 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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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들어주면 좋겠어서, 여기에 적어봅니다. 힘내라고,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해주면 좋겠습니다."

28일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었다.

작성자는 "피해자라는 생각에 갇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 길었다"며 "위로와 응원 댓글 보며, 마음 다잡고 잘 살고 싶어서 올렸다"고 했다.

"우리 남매 잘 살아갈 수 있겠지요? 매일 울어요. 그래도 신고를 한 제 자신이 정말 멋지고 기특합니다. 괜찮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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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1세부터 20년까지 친부에게 성폭행, 숨쉬기 힘들어 최근에야 경찰에 신고
"신고를 한 제 자신이 정말 멋지고 기특합니다. 매일 울지만 괜찮습니다"
이제부터 하루하루 밝아지길, 가해자 엄벌 받길, 응원 쏟아져
/삽화=뉴스1

"누구라도 들어주면 좋겠어서, 여기에 적어봅니다. 힘내라고,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해주면 좋겠습니다."

28일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었다. 시간은 새벽 1시29분이었다. 가입한 날이 글을 쓴 당일이었다.

작성자는 만 11세부터 친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어두운 방에서 다가온 얼굴이, 자신과 너무 닮아 징그러웠다.

2020년까지, 10년 동안 성폭행이 계속됐단다. 그 후 잠잠하다 최근에 또 시작돼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조사 중이라 했다.

어렸을 때부터 맞았던 남동생도 집에서 데리고 나왔다. 새 인생을 살고 싶다고, 좋은 이름을 찾고 있다고 했다.

작성자는 "피해자라는 생각에 갇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 길었다""위로와 응원 댓글 보며, 마음 다잡고 잘 살고 싶어서 올렸다"고 했다.

/사진=보배드림 커뮤니티

댓글창엔 분노와 응원이 뒤섞여 쏟아졌다. 하루하루 점점 밝아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고통 받은 시간의 곱절만큼 벌 받았으면 싶다고, 인연의 끈을 내려놓고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달라고.

거짓이 아니냐며 의심하는 이에게, 작성자는 "거짓이면 좋겠습니다. 13년 세월이 다 꿈이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담담히 남겼다.

끝으로 그는 이리 적었다.

"우리 남매 잘 살아갈 수 있겠지요? 매일 울어요. 그래도 신고를 한 제 자신이 정말 멋지고 기특합니다. 괜찮을 거예요."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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