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인명 피해 절반은 주택서 발생···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35% 불과
최근 10년간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의 절반은 주택화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화기나 경보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 비율은 30%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소방청 국가화재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발생한 주택화재 건수는 7만5215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화재(41만497건)의 18.3%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435명으로, 전체화재 사망자(3152명)의 절반 가까이(4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30%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35.4%에 불과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독·연립·다세대주택에 설치해야 하는 단독경보형감지기(주택화재경보기)와 소화기이다.
영국의 경우 1989년 35%에 불과하던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을 2011년 88%까지 설치율을 끌어올려, 사망자가 54%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일보도 2004년 관련 제도를 마련한 뒤 2014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을 81%로 끌어올렸고, 그 결과 사망자가 12%를 감소했다.
국내에서도 설치가 의무화된 2012년 이후 주택화재 발생 건수가 1.5% 감소했고, 주택화재 사망자는 약 10%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소방청은 밝혔다. 또 설 명절을 앞두고 귀성객을 대상으로 ‘고향집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하기’ 캠페인을 추진하는 등 설치율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한편 시간대별 주택화재 사망자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오전 0시~6시 사이에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연령대 별로는 70세 이상의 고령이 523명(36.4%)으로 가장 많았고, 50~59세(21.1%), 60~69세(19.1%), 40~49세(10.7%)순이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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