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쪼그라드는 한국…이대로 가다간 '초유의 사태'

김소연 2024. 1. 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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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국의 수입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대까지 낮아지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혁신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드 보복' 직전인 2016년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 비중은 10.4%였지만, 2017년 9.9%, 2018년 9.7%, 2019년 8.4%, 2020년 8.4%, 2021년 8.0%, 2022년 7.4%, 2023년 6.3%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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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장, 韓 입지 어쩌다가
"1993년 이후 최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작년 중국의 수입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대까지 낮아지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혁신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6.3%로 전년의 7.4%보다 1.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92년 한중수교 이듬해인 1993년 5.2%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상위 수입국 순위도 떨어졌다. 한국은 2022년 대만에 이어 2위였지만, 지난해 대만 7.8%과 미국 6.5%에 이은 3위로 한 계단 더 내려갔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작년 수입 총액은 2조5568억달러(약 3400조원)로 전년보다 5.5%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중국의 수입 시장 전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도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작년 중국의 대(對)한국 수입(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18.7%였다. 이는 대만 15.4%, 미국 6.8%, 일본 12.9% 등 주요 비교 국가·지역보다 높은 수치다.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입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은 10% 안팎의 비중을 유지해 왔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는 7년 연속 '최대 수입국'에 올랐다.

그러나 '중국제조 2025'로 상징되는 중국의 급속한 산업 경쟁력 강화 흐름 속에서 반도체와 일부 첨단 디스플레이 제품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여러 주력 제품 분야에서 한국 제품의 중국 시장 내 위상이 약화했다.

특히 2017년 '사드 보복'은 이런 흐름을 가속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드 보복' 직전인 2016년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 비중은 10.4%였지만, 2017년 9.9%, 2018년 9.7%, 2019년 8.4%, 2020년 8.4%, 2021년 8.0%, 2022년 7.4%, 2023년 6.3%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실제로 2013년까지 중국 시장 점유율 20%대로 1위이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에 밀려났고, 2000년대 7%대 점유율을 기록했던 현대·기아차의 중국 자동차 시장 내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IT 시황 부진으로 중국 IT 제조사들이 중간재인 반도체 주문을 줄였고,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급감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은 361억달러로 2022년보다 30.6%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작년 11월 '2024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 및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 요인'과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 및 글로벌 IT 경기 침체라는 '경기 요인'을 꼽으며 대중 수출 부진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이 화두지만,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서 중국의 위상은 여전한 만큼 중국 시장 의존도를 능동적으로 낮춰가는 것과 경쟁력 약화로 밀려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이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중국을 대체할 시장은 없는 게 현실인 만큼, 미·중 경쟁의 영향을 받는 민감 분야를 빼도 일반 분야에서는 고급화와 차별화로 시장을 열고, 근본적으로는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혁신에 매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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