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가 단독주택 경매도 '꽁꽁'…지난해 5건만 낙찰

박예린 기자 2024. 1. 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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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위치상 개발 가능성이 없고, 다시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2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24일까지 1년여간 진행된 감정가 30억 원 이상의 고가 단독주택 경매 진행 건수는 모두 24건입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에서 단독주택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감지된다"며 "수요가 제한적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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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경매가 진행되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단독주택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서울 고가 단독 주택 거래가 경매시장에서도 얼어붙었습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위치상 개발 가능성이 없고, 다시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2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24일까지 1년여간 진행된 감정가 30억 원 이상의 고가 단독주택 경매 진행 건수는 모두 24건입니다.

이 가운데 단 5건만 낙찰됐습니다.

낙찰된 주택의 경우도 감정가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팔렸습니다.

가령 지난해 3월 매각된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토지면적 588㎡(178평), 건물면적 236㎡(71평) 규모 단독주택은 두 차례 유찰된 끝에 23억 3천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이 주택의 감정가는 33억 3천만 원이었습니다.

또 올해 초 매각된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토지면적 358㎡(108평), 건물면적 422㎡(128평)의 단독주택 감정가는 49억 8천만 원이었으나, 두 차례 유찰 끝에 38억 9천만 원(매각가율 78%)에 낙찰됐습니다.

응찰자도 단 1명이었습니다.

그나마 낙찰됐다면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그룹 총수나 연예인이 많이 사는 것으로 유명한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고가 주택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유찰이 거듭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북동 안에서도 대사관저 밀집 지역에 있는 토지면적 656㎡(198평), 건물면적 386㎡(117평) 단독주택은 3번째 유찰 끝에 오는 20일 다시 경매에 나옵니다.

다음 경매가는 29억 9천만 원으로, 감정가(58억 5천만 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2층 높이인 이 주택은 지하에 주차장과 기사 대기실까지 갖췄으며 금송과 홍송 등이 식재돼 수목 가치만 9천만 원 가까이 인정받았습니다.

성북동의 또 다른 2층 단독주택도 오는 30일 5번째 경매에 부쳐집니다.

한국가구박물관, 길상사 등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 단독주택의 토지면적은 926㎡(280평), 건물면적은 451㎡(136평)로, 수영장도 있습니다.

감정가는 48억 9천만 원이나 현재는 절반인 25억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만약 이번 경매에서도 낙찰자를 찾지 못하면 다음 경매에선 20억 원에 나올 예정입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에서 단독주택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감지된다"며 "수요가 제한적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발 가능성이 없고, 환금성도 떨어져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가 아니면 이런 고가 단독주택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성북동 부근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 씨는 "같은 성북동 안에서도 위치나 규모, 도로 접근성 등에 따라 가격이나 선호도가 천차만별"이라며 "경매에 나오는 것은 다른 주택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지지옥션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박예린 기자 ye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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