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연장으로 버틴 2금융권 ‘좀비 PF사업장’ 본격 정리…경·공매 쏟아지나

김경렬 2024. 1. 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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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2금융권을 중심으로 만기연장으로 근근히 버텨왔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장 정리에 나선다.

본 PF로 전환된 사업장 중에서도 공사가 지연되거나 분양률이 낮은 경우 과거 경험 손실률 등을 감안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아달라는 주문도 했다.

사업성이 부족해 경·공매가 진행 중인 PF 사업장은 지난 9월 말 120곳으로 집계됐는데, 전체 PF 사업장 3000여곳 대비 4%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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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금융권 PF 충당금 점검
PF 시행사 자기자본 요건 상향 검토
증권사 NCR 규제강화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2금융권을 중심으로 만기연장으로 근근히 버텨왔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장 정리에 나선다. 벌써부터 경매와 공매 물건들이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은 내달 결산 검사에서 PF충당금 적립 수준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해당 사업성 평가를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기준 미달 업장은 일대일 면담으로 압박할 계획이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5일 저축은행과 캐피탈, 상호금융 업계 임원들을 불러 PF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금감원은 본 PF 전환이 안 되는 브릿지론에 대해 결산 시 예상 손실 100%로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본 PF로 전환된 사업장 중에서도 공사가 지연되거나 분양률이 낮은 경우 과거 경험 손실률 등을 감안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아달라는 주문도 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일반 대출처럼 분류되는 토지담보대출이 사실상 PF 대출 성격을 지닌 만큼 PF 대출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PF 대출의 충당금 적립률은 정상(2%), 요주의(10%), 고정(30%), 회수의문(75%), 추정손실(100%) 등 연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이자 유예나 만기 연장을 통해 정상이나 요주의로 분류했던 PF 대출이 대거 고정 이하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금감원은 공문을 발송해 최근 증권업계에도 충당금 관리에 대한 보수적인 기준을 주문한 바 있다.

금감원은 내달부터 시행되는 작년 말 기준 결산 검사에서 PF 부실 대비 충당금 적립 적정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금융회사는 원칙적으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하도록 했는데, 이를 회피하고 배당이나 성과급 지급에 우선순위를 둘 경우 엄중 제재하겠다고 못 박은상황이다.

금감원은 부실 사업장 분류 기준과 충당금 적립 방안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금융권 충당금 확대를 통한 손실흡수 능력을 키워놓은 뒤 전국 3000여개에 달하는 PF 사업장에 대한 본격 정리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성이 부족해 경·공매가 진행 중인 PF 사업장은 지난 9월 말 120곳으로 집계됐는데, 전체 PF 사업장 3000여곳 대비 4% 수준에 불과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공매나 매각 등이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에 대한 답답함이 있다"며 "(토지 가격이) 빨리 적정 시장 가격에 맞춰져야 낮은 가격에 산 사업자들이 다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그래야 다시 건설도 일어날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부동산 PF 사업자의 자기 책임을 높이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부동산 개발 사업 추진 방식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조세재정연구원·국토연구원에 맡겨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연구용역은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증권사의 PF 관련 순자본비율(NCR) 위험값 산정 체계 개편도 이뤄진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연체율 지표도 부실의 주요 고리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대출에 적용되는 NCR 위험값은 사업장별 단계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차등해 적용하고, 지급보증에 대해서는 NCR 위험값을 올리는 방향으로 규제 개선을 검토 중이다.

특히 지급보증에 대한 NCR 위험값이 너무 낮아 그간 증권사가 직접 대출 대신 지급보증으로 쏠린 측면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부동산 PF 관련 증권사의 직접 대출에는 NCR 위험값 100%를 적용하지만, 대출채권에 채무보증 등 지급보증한 건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NCR 위험값 18%를 적용한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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