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서울 고가 단독주택… 경매시장선 `찬밥`

지난 1년간 불과 5건 낙찰…거듭된 유찰로 감정가 이하 낙찰

사진 연합뉴스

수십억원대가 넘는 서울 고가 단독 주택이 경매시장에서 유찰을 거듭하며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그나마 낙찰되는 건들도 감정가 이하로 팔리는 데 그쳤다.

2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이달 24일까지 1년여간 진행된 감정가 30억원 이상의 고가 단독주택 경매 진행 건수는 모두 24건으로 이 중 단 5건만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월 매각된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토지면적 588㎡(178평), 건물면적 236㎡(71평) 규모 단독주택의 감정가는 33억3000만원이었는데, 두 차례 유찰된 끝에 23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또 올해 초 매각된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토지면적 358㎡(108평), 건물면적 422㎡(128평)의 단독주택도 두차례 유찰 끝에 38억9000만원(매각가율 78%)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49억8000만원이었다.

그룹 총수나 연예인 거주자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고가 주택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성북동 안에서도 대사관저 밀집 지역에 있는 토지면적 656㎡(198평), 건물면적 386㎡(117평) 단독주택은 3번째 유찰 끝에 다시 경매에 나온다. 다음 경매가는 29억9000만원으로, 감정가(58억50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길상사에서 멀지 않은 성북동의 또 다른 2층 단독주택도 오는 30일 5번째 경매에 부쳐진다. 토지면적은 926㎡(280평), 건물면적은 451㎡(136평)로, 수영장도 있는 물건으로 감정가는 48억9000만원이나 현재는 절반인 25억원까지 떨어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에서 단독주택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감지된다. 수요가 제한적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개발 가능성이 없고, 환금성도 떨어져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가 아니면 이런 고가 단독주택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