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와 ‘거인’…츠베덴의 서울시향, 장쾌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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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위용에 '거인'의 발자국으로 내디딘 첫걸음이었다.
발매 45초 만에 매진됐다는 츠베덴의 서울시향 음악감독 취임연주회였다.
츠베덴은 2028년 말까지 5년 동안 서울시향을 이끈다.
츠베덴이 '예술감독'으로 연주한 첫 곡은 '황제'란 제목이 붙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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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해진 임윤찬과 베토벤 ‘황제’ 협연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전곡 녹음 시작
‘황제’의 위용에 ‘거인’의 발자국으로 내디딘 첫걸음이었다. 지난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자 얍 판 츠베덴(63)과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들어서자, 1~3층과 합창석까지 가득 메운 청중이 탄성과 환호로 맞이했다. 발매 45초 만에 매진됐다는 츠베덴의 서울시향 음악감독 취임연주회였다.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도 같은 연주가 진행됐다. 츠베덴은 2028년 말까지 5년 동안 서울시향을 이끈다.
츠베덴이 ‘예술감독’으로 연주한 첫 곡은 ‘황제’란 제목이 붙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검정 연미복에 하얀색 나비넥타이를 맨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협연했다. 2022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 각지를 돌며 수많은 무대를 누빈 임윤찬은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그사이 키도 조금 큰 듯했다. 2022년 10월에도 정명훈이 지휘한 원코리아 오케스트라와 이 곡을 연주했는데, 당시보다 담백하면서도 차분한 연주를 들려줬다. 간혹 춤이라도 추듯 허공을 가로지르며 크게 휘두르는 팔 동작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풋풋한 미소에 수줍음을 타던 10대 천재 소년은 어느새 당당하고 단단한 20대 청년 연주자로 성장해 있었다. 임윤찬은 2022년 홍석원이 지휘하는 광주시향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이 곡을 연주했고, 실황 음반으로도 발매했다. 이 음반 녹음에 참여했던 음향 전문가 최진 감독은 “그때보다 연주가 훨씬 여유롭게 들렸다”고 평했다. 앙코르는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 ‘정결한 여신’을 쇼팽이 편곡한 버전이었다.
츠베덴이 취임 연주회에서 선택한 교향곡은 구스타프 말러의 1번 ‘거인’이었다. 힘차게 질주하며 에너지가 폭발하는 사운드에, 장쾌함이 넘치는 ‘츠베덴 스타일’이 확연했다. 단원들도 ‘오케스트라 조련사’ 츠베덴의 세밀한 주문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호응했다. 츠베덴은 임기 중에 말러 교향곡 전곡(미완성 1곡 포함 10곡)을 녹음해 음반으로 발매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날 1번 교향곡이 그 시작이다. 츠베덴은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과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홍콩 필하모닉과 바그너 ‘링 사이클’을 녹음해 호평을 받았는데, 말러 교향곡 시리즈를 녹음한 적은 없다.
서울시향은 이날 2002년 월드컵을 이끈 거스 히딩크(78) 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히딩크와 츠베덴은 모두 네덜란드 출신이며 교분이 깊다. 히딩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자녀를 둔 츠베덴 부부가 1997년 설립한 ‘파파게노 재단’에도 함께하고 있다. 히딩크는 서울시향을 통해 “즈베덴은 한국의 축구 선수들이 그랬듯 매우 열정적이고 창의적”이라며 “그가 지휘자로서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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