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인 산등성이와 맞닿은 하늘… 작은 해안도시로 내려앉다 [박윤정의 곤니찌와 고마쓰]
2024. 1. 28. 09:03
日 이시카와현 남부에 위치한 고마쓰
소도시지만 호쿠리쿠 제일의 공업지대
호텔 체크인전 잠시 들른 가나자와시
예술의 발상지로 에도 시대 보존지역
머뭇거리다 결국 들른 수제 맥주 상점
시원한 맥주 맛에 여행의 설렘도 커져
소도시지만 호쿠리쿠 제일의 공업지대
호텔 체크인전 잠시 들른 가나자와시
예술의 발상지로 에도 시대 보존지역
머뭇거리다 결국 들른 수제 맥주 상점
시원한 맥주 맛에 여행의 설렘도 커져
새해맞이 여행을 준비한다. 일본 소도시 노선을 재운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 28일 첫 운항을 시작한 고마쓰 비행 편을 예약했다. 인천 공항에서 오전 7시 35분 출발! 이른 시간, 서둘러 탑승한 비행기는 1시간 45분이 지나자 일본에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을 한다. 승무원들은 착륙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짧은 비행시간이지만 차창 밖 풍경은 색다르다. 바다를 끼고 주택과 논밭들이 보인다. 산자락 드문드문 초록을 남기고 흰 눈으로 세상을 덮은 겨울이다.
오전 9시 20분에 도착한 고마쓰! 가깝고도 먼 이곳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난다. 일본 이시카와현 남부에 위치하고 동해에 접한 고마쓰시는 가나자와시, 하쿠산시에 이어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란다. 서쪽으로는 바다, 동쪽으로 산에 둘러싸여 있고 산지 동쪽에서 평야 서쪽으로 강이 흐른다. 넓은 산지 면적에 비하여 해안선은 짧다. 호쿠리쿠 제일의 공업 지대이지만, 공항은 국제공항이라고 하기에는 일본 여느 소도시처럼 작은 규모이다. 그 너머 우리나라 동해를 마주한다.
번거롭지 않은 입국 수속을 마치고 고마쓰 국제선 공항을 벗어나 국내선 청사로 이동한다. 예약해둔 렌터카를 찾기 위해 셔틀에 오른다. 몇 분 걸리지 않은 위치에 자리한 렌터카 회사에 예약증을 내민다. 직원의 친절한 안내 설명을 듣고 주의 사항을 재확인받는다. 한글 설명이 있어 다행이다. 키를 받아 시동을 걸어본다. 직원 설명을 다시 들은 후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다. 예약한 호텔까지는 동남쪽으로 30분, 체크인 시간이 남아 동북쪽으로 32㎞ 떨어진 가나자와시에 들르기로 한다.
겨울철 눈이 많은 이곳 산등성이는 눈으로 덮여 하늘과 맞닿은 하얀 구름이 걸터앉은 듯하다. 저 멀리 곳곳에 스키장 리프트가 보인다. 고속도로 위 풍경이 슬라이드 필름처럼 몇 분 돌지 않아 가나자와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선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400년 전부터 일본 전통문화와 예술의 발상지라는 가나자와는 에도 시대 보존 지역 중 하나이다. 2020년 도쿄에서 이전한 국립 공예관을 비롯하여 미술, 공예 볼거리가 많다. 전통에 기반을 두었지만. 2009년 유네스코 창조도시로 지정되었다. 오늘날에는 현대 미술관과 건축물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공 도서관 우미미라이 도서관, 현대미술의 거점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선의 사상을 받아 설계된 세련되고 모던한 스즈키 다이세쓰관 등 훌륭한 작품뿐 아니라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넓은 공간마저 매력적이다.
주차하기 위해 호쿠리쿠 지방의 최대 터미널, 가나자와 역을 찾는다. 몇몇 여행 잡지에서 선정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이라는 이곳은 외부 날씨로부터 이용객을 보호하고 편리한 동선을 제공한다는 거대한 유리 돔이 있다. 역 주변으로 상점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7층 쇼핑몰이 있어 더 매력적이다. 역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주차하고 역사를 벗어나기도 전에 호기심을 일으키는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발걸음을 붙든다. 가나자와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독특한 야채들과 바다에서 수확한 풍성한 식재료 그리고 다도 문화와 어울리는 과자들이 미식가들이 동경하는 이곳의 매력을 발산한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 수제 맥주 상점이다. 머뭇거리다 결국 지나치는 발걸음을 돌린다. 점심시간이라는 핑계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샘플러를 주문한다. 테이블 위의 주문 패드로 그림과 설명을 살펴본다. 결국 번역기를 돌려보다 점원 눈치를 살펴 도움을 청한다. 입력이 전송되었는지 브루마스터 손놀림이 분주하다. 바에 앉아 맥주 탭을 누르는 직원을 구경하며 음식을 기다린다.
시원한 맥주 맛을 보며 지역을 체험한다. 유자 향을 한 모금 넘기니 식욕이 되살아났다. 조금 전 지나쳤던 식당으로 다시 향한다. 수제 맥주 집에 들른 덕에 시간이 흘러, 늘어섰던 긴 줄이 사라졌다. 안내받은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역을 이용하는 많은 여행객들 틈에서 주문한 생 와사비를 갈며 여행 첫날을 즐긴다.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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