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비명 되는데 '73초'…경고 무시한 NASA, 결국 터진 대참사[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86년 1월 28일(이하 현지 시간) 우주비행사 7명을 태운 챌린저호가 불꽃을 뿜으며 발사됐다. 이를 지켜보던 수만명의 관람객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환호가 악몽으로 바뀌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73초. 챌린저호는 우측 부스터 로켓 고장으로 상공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이는 지금까지도 NASA(미국항공우주국) 창설 이래 전대미문의 대참사로 꼽힌다.
무엇보다 챌린저호의 발사를 지켜보기 위해 현장에 있던 군중 가운데 챌린저호 탑승 승무원의 가족이 있던 사실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챌린저호는 두 번째로 임무에 투입된 NASA의 우주왕복선으로, 마리아나 해구의 깊이를 최초로 측정한 영국 탐험선 HMS 챌린저에서 이름을 따왔다.
1983년 4월 4일 처음 발사됐으며, 폭발 전까지 NASA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최초의 동양계 미국인 우주비행사,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우주비행사, 최초의 야간 발사 등의 기록을 남겼다.
발사를 앞둔 챌린저호에는 '우주에서 이루어지는 원격 수업'이라는 중대 이벤트가 예정돼 있었다. 이는 민간인 교사가 우주왕복선에 탑승해 우주에서 직접 과학 실험을 하면서 미국 전역의 학교에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무려 1만2000여명의 교사가 지원했고, 경쟁 끝에 고등학교 사회 교사였던 크리스타 매콜리프가 선발됐다. 그는 최초로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민간인이라는 영광을 얻었으나 가족이 보는 앞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됐다.
당초 챌린저호의 발사 예정일은 1월 22일이었으나 여러 사건이 겹치며 미뤄졌다. 전문가들은 28일에도 날씨가 너무 추워서 연기해야 한다고 했으나, NASA는 "더 미룰 수 없다"면서 예정대로 챌린저호를 발사시켰다.
28일 오전 11시 30분, 우려에도 불구하고 챌린저호가 발사됐다. 그리고 발사 약 73초 후, 시속 3,220㎞의 속도로 14.5㎞ 상공에 도달했을 때 챌린저호가 폭발했다.
챌린저호 우측 부스터 로켓 부근의 고무패킹이 추운 날씨로 인해 얼어버리면서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낮은 온도 탓에 고무패킹의 탄력성이 약해졌고, 그 틈으로 새어 나온 고온·고압의 연료에 불이 붙은 것이다. 과학 기술을 과신한 명백한 인재였다.
현장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최초의 민간인 우주비행사' 크리스타 매콜리프 가족을 비롯해 실시간 TV 중계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수많은 시청자는 충격에 빠졌다.
당시 NASA는 1981년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비행을 시작으로 4대의 우주왕복선을 차례로 완성·발사하며 황금기를 구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챌린저호가 폭발하면서 이미 과도한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던 우주 프로그램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우주왕복선 운용은 1988년 9월 29일 디스커버리호 발사까지 약 2년 8개월간 전면 중지됐다.
승무원들의 유가족은 물론, 크리스타 매콜리프가 재직했던 고등학교의 학생들, 특히 '우주 수업'을 학수고대했던 어린이들이 받은 충격도 막대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그 세대는 중년이 된 현재까지도 챌린저호 폭발 사고로 받았던 충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정도라고.
2016년 챌린저호 폭발 30주년을 맞아 미 전역의 승무원들과 연고가 있는 도시, 직장 등에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렸다.
당시 크리스타 매콜리프의 남편 스티븐 매콜리프는 "우리에게 챌린저 사건은 언제까지나 방금 전에 발생한 일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선생님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던 크리스타의 목표가 대부분 달성된 것이 행복하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2022년, 미국 TV 다큐멘터리 팀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추락한 항공기를 탐색하던 중 챌린저호의 잔해를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열 차폐(Heat Shield) 부품 등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번 발견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멈춰서 이 비극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반성할 기회를 준다"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우주를 탐험하고 있지만, NASA에서 핵심 가치인 안전은 영원히 유지돼야만 하는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선균 위약금 100억인 줄 알았는데…올해 유작 개봉 않기로 - 머니투데이
- "박수홍, 항상 여자랑 있다고 해"…법정서 억울하다던 형수의 카톡 - 머니투데이
- 전청조 "우와, 난 대스타" 우쭐…구치소 가서도 반성 없었다 - 머니투데이
- 몰라보게 후덕해진 이장우, 터질듯한 패딩…나혼산 일동 '충격' - 머니투데이
- 하루 수천만원 벌던 개그맨, 목사 된 근황…"뇌종양으로 청력 상실" - 머니투데이
- '토막 살인' 양광준의 두 얼굴…"순하고 착했는데" 육사 후배가 쓴 글 - 머니투데이
- 구로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나가고 '스타필드 빌리지' 온다 - 머니투데이
- "이게 나라냐" vs "이겼다" 법원 앞 희비…놀란 의원들도 이재명 침묵 배웅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
- '투자의 달인' 버핏이 애플 판 돈으로 사들인 주식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