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에 속아 살인 범행…'징역 100년' 앤드류 서, 30년 만에 출소

홍효진 기자 2024. 1. 2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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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재산을 독차지하려던 누나의 꾀임에 속아 살인을 저질러 징역 100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재미 교포 앤드류 서씨(50·한국 이름 서승모)가 30년 만에 조기 석방됐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난 서씨는 두살 때인 1976년, 5살 위인 누나 캐서린 서와 함께 군 장교 출신 아버지, 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미국 시카고로 이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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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큐멘터리 '서의 집'(The House of Suh) 캡처

어머니 재산을 독차지하려던 누나의 꾀임에 속아 살인을 저질러 징역 100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재미 교포 앤드류 서씨(50·한국 이름 서승모)가 30년 만에 조기 석방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트리뷴 등 외신에 따르면 앤드류 서씨는 지난 26일 오전 9시45분쯤 미국 일리노이주(州) 서부 키와니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그의 출소에 사면 운동을 진행했던 시카고 한인교회 교인들과 변호사 등이 두부를 건네며 축하했고, 이에 대해 시카고트리뷴은 "이는 지난 30년간의 (수감생활 관련) 부정적인 것들을 씻어낸다는 의미로 주는 한국의 전통"이라고 설명했다.

서씨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30년 만에 (느끼는) 이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정말 잘하겠다"고 약속하며 울먹였다.

앞서 서씨의 사연은 2010년 '서의 집'(The House of Suh)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난 서씨는 두살 때인 1976년, 5살 위인 누나 캐서린 서와 함께 군 장교 출신 아버지, 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미국 시카고로 이민했다.

서씨가 11살 때 아버지는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세탁소를 운영하던 어머니마저 2년 후 강도에게 살해당하면서, 서씨는 누나 캐서린에게 의지해 살아야 했다. 불우한 환경에서도 서씨는 유명 사립고 학생회장을 지내고, 미식축구 선수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등 모범적이었다.

그러다 대학 2학년 때인 1993년 가을, 서씨는 누나로부터 "동거남이 엄마를 죽였고 상속받은 재산을 도박으로 탕진하고 나를 학대한다"는 말을 듣게 됐다. 이에 서씨는 그해 11월11일 누나의 지시를 받아 집 차고에 숨어지내다, 누나의 동거남인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살해했다.

당시 검찰은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보험금 25만 달러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앤드류 서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서 "누나가 80만 달러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며 엄마를 죽인 범인이 누나라고 주장했다.

누나 캐서린은 재판을 앞두고 하와이로 도주했다 붙잡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민들은 서씨의 사연을 딱하게 여겨 2002년, 2017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일리노이주 정부에 사면을 청원했지만 모두 거부당하자 2023년 또다시 청원을 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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