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병정'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 "소상공인 대변할 정책정당 창당"
"소상공인, 자영업자, 탈북자, 다문화 문화예술계 종사자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이들이 성장할수 있는 길을 찾아 미래를 함께 보려고 한다."
최근 소상공인의 여건 개선과 권리 증진을 목표로 하는 '대한상공인당(가칭)' 창당 작업에 나선 정재훈 대한상공인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이달 26일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 만난 자리에서 신당의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서울 서초동 대한상공인당 창준위 사무실에서 만난 정 위원장은 신당의 정체성에 대해 "대한상공인당은 이념적 스펙트럼으로 피아를 구분하는 여의도식 문법 대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진정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정책정당'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인당은 정 위원장을 비롯해 봉필규 소상공인 자영업 협동조합 연합회 이사장, 전희복 한국지역광고인협동조합 이사장, 장현주 양북지역아동센터 센터장 등이 창당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공직자 시절 빠른 결단력과 과감한 업무 추진력으로 선후배들로부터 '독일병정' '백상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그였던 만큼 원내 진입 전략에 대해서도 "우리는 비례정당을 지향한다"며 거침없이 입담을 과시했다. 거대 양당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선 그 어느쪽도 과반을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며 "제 3지대가 선전을 한다면 22대 국회에선 정책연대의 틈바구니가 생길텐데, 우리가 원내에 진입할 수있다면 정책연대의 한자리를 충분히 차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 정부 여당의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토록한 원칙을 폐기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상인연합회나 소상공인 연합회와 사전 간담회 또는 의견수렴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대형마트의 영업부진을 메워주려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전날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해 미약하지만 성금을 기탁한 것도 정부의 지원만 기다리다가는 상인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라며 "서천특화시장에 가보니 행정안전부에서 특별교부금 20억원을 배정했지만 실제 집행되는 데 두달이상 걸리는게 현실인데, 그동안 상인들이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려는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설시장이라도 만들어주고 외상으로 물건을 사오면 지역의 기업들이 대량구매를 해줌으로써 돈이 돌수 있도록 해주는 식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상인들이 이러한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여당을 향해 목소리를 내줄 정치인이 지금은 없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비례정당을 지향하지만 거대 양당이나 제3지대로 흡수되는 합당의 형태로 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 소상공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겠다며 창당을 추진하던 이들이 기존 정당으로 흡수된 이후 소상공인들을 위한 목소리를 제대로 낸적이 없다"라며 "소수의석이라도 원내에서 목소리를 내다보면 분명히 정책연대의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양당 중심의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대한상공인당이 지향하는 비전과 목표에 동의한다면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다"며 "그런분들이 당에 들어와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면 얼마든지 도울 계획"이라고 했다.
22대 국회에 입성하면 가장 먼저 소상공인 지원을 전담할 금융기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과거엔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이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이른바 중소기업전담은행 제도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전담은행 만드는 것이 대한상공인당의 1호 정책공약이자 원내 입성시 가장 먼저 내놓을 법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전국 소상공인들은 자신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하고 이러한 상황을 대변해 줄 정치 집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정당 등록을 위해 서울·경기·대전·강원·경북 등 5개 시도당 창당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계획인데 다른 시도에서도 창당을 해달라는 요구가 빗빌치고 있어 가급적 17개 시도당을 모두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3일 발기인 대회를 하고 당원모집과 동시에 후원계좌도 열 계획"이라며 "2월내 중앙당 창당대회를 하고 3월부터는 비례대표 공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 용문고,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학 석사, 순천향대학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 26회에 합격, 상공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식경제부에서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에너지자원실장, 산업경제실장 등을 지냈다. 2013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2018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을 역임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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